오토타임즈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이동성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를 집중 조명했다. 자율주행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교통체계를 결합한 공유경제를 통해 우리 사회 깊숙히 침투한 모빌리티 트렌드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지난 15년간 변화한 자동차 생태계를 훑어보고, 앞으로 급속히 바뀔 미래 자동차생활을 상상한다. 과연 우리의 자동차 생활은 그 동안 얼마나 변했고, 얼마나 더 달라질 것인가. 그 흥미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편집자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단연 '케이스(CASE. Connectivity, Autonomous, Sharing, Electrification)'로 표현되는 연결이동수단이다. 그리고 케이스의 궁극적인 도착점은 운전자없이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셀프 드라이빙'이다. 그런데 완전한 자율이동수단의 세계를 만들려면 정보통신, 즉 ICT의 결합이 필수다. 제 아무리 사람의 감각이 발달해도 지식의 연결이 없으면 판단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설령 머리에 지식이 있어도 자체적인 빠른 정보교환이 안되면 완벽성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와 ICT 연결은 내외부 정보 간 활발한 교류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제품 개발 측면에서 고려할 대상일 뿐 이용자 시각에선 단지 편하면 그만이다. 앱으로 이동수단을 호출해 이동하고 목적지에 내리면 된다. 이동에 필요한 비용은 앱으로 결제하고, 여러 이동수단을 혼용할 때는 연결에 따른 기다림도 없다. 소비자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이동수단을 하나의 서비스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요즘 자동차는 물론 교통영역에서 사용하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완성이다.
기본적으로 마스는 자동차 부문에서 언급하는 'CASE'의 발전을 가장 활발하게 적용시킬 수 있는 교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또 기존 교통사업자의 수익도 늘리는 '윈-윈' 효과가 있어 각광받는다.
-IT 기술이 자동차 개념 바꾸는 중
-케이스(CASE) 넘어 마스(MaaS)로 진화해야
스웨덴 예테보리는 지난 2013년 지방자치단체와 소프트웨어기업 그리고 도심 택시 및 버스, 트램 등의 운송사업자가 모여 마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소비자의 대중교통 이용빈도가 높아져 도심 내 승용차 운행이 줄어드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후 핀란드의 마스 글로벌은 2016년부터 버스와 기차 등의 대중교통, 택시와 렌터카, 자전거 등을 활용해 월정액 서비스에 나섰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어떤 교통수단이든 최적화된 경로로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맞춤형 교통 서비스로 자가용 운행을 억제해 배출가스를 줄이되 기존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은 형국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에 힘입어 곳곳에서 시도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차 구매계약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택시 호출에서 앱 사용은 일반화됐다. 또 소위 '디지털'로 불리는 과정을 업체들이 하나 둘씩 도입하며 누군가 대면해야 하는 일이 사라지고 있다. 한 마디로 자동차 구매부터, 운행, 이동수단 이용에 이르기까지 ICT의 역할은 눈부실 정도다.
ICT의 역할은 최근 자동차 공유 부문에서 그 역할이 두드러진다. 이동수단을 제조하거나 구입하지 않아도 교통사업을 할 수 있어서다. 이미 운행중인 자동차의 빈 공간을 연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남는 공간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생존을 위해 공간을 활용하는 기존 사업자 입장에서 자가용의 빈 공간을 활용하자는 제안은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 북유럽 국가들이 마스 서비스에 기존 교통사업자들을 적극 참여시킨 것도 결국 이동수단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취지이자 굳이 새로운(자가용) 이동공간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급속한 변화는 자동차의 개념 자체를 바꿔 놓는 중이다. 지금까지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고 때로는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영역이었지만 IT 개입이 증가하면서 이동에 충실한 도구와 반드시 가지고 싶은 특별한 소유물로 양극화되는 중이다. 소유물로서 자동차는 보다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진화하는 반면 모빌리티로서 자동차는 여럿이 타는 지능형 이동수단, 즉 '똑똑한 탈 것'으로 변신하고 있다.
움직임은 벌써 한창 진행했다. 구글은 자율주행택시 서비스에 나섰고, GM과 토요타 등은 자동차를 개인 소유물과 단순 이동수단으로 확연히 구분하는 중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유 가치를 높이기 위해 첨단 기능을 적용하고, 모빌리티로서 자동차는 화려한 옵션보다 최저 비용으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5G의 일반화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자동차와 주변의 모든 사물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어서다. 한 마디로 자동차가 사람과 같은 비서 역할에 다가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자동차와 자동차를 연결하고, 자동차와 건물의 연결이 완성할 마지막 단계는 바로 스마트시티(Smart City)다. IoT(사물인터넷), 연결 그리고 데이터로 구분하는 세 가지 공통적인 기술적 기반의 새로운 도시는 '거주 적합성'이 핵심 가치이고, 마스는 편안한 거주를 위한 효율적인 이동을 만들어주기 마련이다.
오토타임즈 플러스 창간 당시인 15년 전 자동차의 미래를 진단할 때 전문가들은 배출가스와 효율성 향상을 위한 동력원의 변화에 집중했다. 하지만 앞으로 15년을 전망한다면 자동차는 크게 마스에 활용하는 모빌리티와, 소유욕에 기반한 프리미엄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지속적으로 효율과 배출가스 감소는 이뤄지겠지만 그 보다 누가 먼저 케이스 기술 기반의 마스를 완성할 것인가가 더욱 핵심이다. 바야흐로 IoT 시대가 도래했으니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