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돌풍. '기대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입력 2018-12-20 08:00  


 -SUV 경험자 늘고, 크기 부담 낮아져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돌풍이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미 2만5,000대 계약이 넘어섰고, 지금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 이를 두고 현대차 스스로도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수요는 예측을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랴부랴 생산을 늘리기로 했지만 구매자의 상당수가 디젤 고급 트림을 선택하는 만큼 첨단 부품 공급도 여의치 않다. 또한 시설 면에서도 팰리세이드가 만들어지는 울산 4공장은 국내에서만 연간 10만대 가량 판매되는 포터 및 스타렉스와 함께 생산돼 여유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욱이 수출까지 감안하면 더 만들고 싶어도 못하는 셈이다. 


 팰리세이드 돌풍 이유를 현대차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첫 번째는 3.8ℓ 가솔린 가격이 3,000만원대라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여러 옵션을 적용하면 4,000만원이 훌쩍 넘지만 '3.8ℓ'라는 숫자의 상징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 인식이 성공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대차에 따르면 실제 계약은 2.2ℓ 디젤이 80%로 압도적이다. 제 아무리 가솔린 대형 SUV의 연료비 부담이 낮아져도 국내에서 'SUV=디젤' 선호도는 여전히 견고한 형국이다. 

 그런데 국내 시장의 산업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팰리세이드는 다른 차종의 수요를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계약자의 이전 보유 차종은 중형 SUV가 대부분이다. 특히 싼타페에서 많이 넘어온다는 설명을 내놓지만 그렇다고 싼타페 지위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기아차 카니발이다. 현대차는 9인승 미니밴과 8인승 대형 SUV의 구도에서 탑승자 중심의 팰리세이드를 많이 찾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9인승 미니밴의 장점으로 꼽히는 고속도로 버스전용 차선은 어차피 6명 이상 탑승해야 이용할 수 있고, 장점이 발휘되는 공간도 수도권에 한정된 만큼 팰리세이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니발에서 수요가 꽤 많이 넘어 온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모하비 및 G4 렉스턴은 오래된 제품들이어서 경쟁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요 이동을 떠나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현대차는 SUV에 대한 경험을 손꼽는다. 이미 세단보다 덩치 큰 SUV를 경험했던 소비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중형 SUV보다 큰 팰리세이드 또한 부담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니발과 팰리세이드의 전폭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차가 커서 부담된다는 인식이 거의 없어진 점도 팰리세이드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폭발하자 현대차도 고민이 적지 않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어 지금 계약해도 출고는 내년 4월에나 이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팰리세이드 런칭을 기다리는 해외 시장도 많아 국내 생산만으로 내수와 수출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상품의 재구성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ℓ 디젤 저가 트림을 없애고, 고급 트림으로만 운영하는 것. 회사 관계자는 "2.2ℓ 저가 트림은 여유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가 트림 주문이 많아 적체되는 점도 있다"며 "상품 운용에서 저가 트림을 배제하는 것도 출고 적체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북미형으로 개발된 팰리세이드의 미국 수출도 일단은 국내 생산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이 관세 25%를 부과할 경우 준비가 되는 대로 현지 생산으로 돌려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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