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차종보다 희소성 높은 제품에 두드러져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에 신조어가 등장했다. 승차감과 반대 의미로 사용되는 '하차감'이다. 하차감이란 말 그대로 차에서 내릴 때의 감성과 느낌을 의미한다.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제로백(0→100㎞/h 가속 시간)', '주행질감' 같은 말처럼 하나의 어휘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승차감이 자동차를 타면서 느끼는 감성이라면 하차감은 차가 멈춘 뒤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는, 이른바 '남들의 시선'이 핵심이다.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색다른 디자인과 색상을 통한 시각, 그리고 웅장한 배기음으로 주목도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 소유자가 내보이는 일종의 자부심이자 존재감으로 여겨지는 셈이다.
'하차감'을 유난히 강조하는 곳은 수입차 업계다. 희소성 덕분에 남들의 시선을 보다 많이 끌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시장에서 제품을 설명할 때에도 주저 없이 사용될 정도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아이코닉 제품에 하차감을 강조하고 있다"며 "새로운 것과 친근하고, 개성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단어"라고 전했다.
하차감은 소비자 감성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뜻하는 이른바 '가심비'와도 일맥상통 한다. 때문에 제조사 또한 하차감을 높이는 품목과 별도 트림을 운영하기도 한다. 야간에 차에서 내릴 때 도어 아래를 비추는 도어라이트가 대표적이다. 탑승자가 내리는 곳을 밝게 하는 순기능과 함께 로고나 문양을 넣어 감성 품질을 높인 것. 걸윙 도어, 버터플라이 도어, 수어사이드 도어 같이 비범한 각도로 여닫는 도어도 하차감을 높이는 장치로 꼽힌다. 그래야 남들의 시선을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그렇게 보면 단순 보유 시대를 떠나 어떤 자동차를 소유했느냐가 보다 중요해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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