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상징하는 핵심 요소, 미래엔 새로운 역할 부여할 것
"BMW 키드니 그릴은 브랜드 상징이자 선물 같은 존재입니다. 디자인을 제한하는 요소가 아니라 디자이너로서 적극 활용하고 싶은 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키드니 그릴은 미래 모빌리티에 맞춰 다양한 변화가 시도될 겁니다."
지난 28일 2019 서울모터쇼를 찾은 임승모 BMW그룹 본사 외장 디자이너의 말이다. 최근 BMW의 여러 컨셉트카와 양산차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그릴 형태를 두고 기존에 없던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그의 최신작인 i 비전 다이내믹스 컨셉트는 공력성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키드니 그릴을 재해석하고 공기저항을 일으킬만한 이음매와 돌출부를 없앤 디자인이 특징이다. 임 디자이너는 "컨셉트카의 새 키드니 그릴은 '인텔리전스 서피스(Intelligence Surface)'라 불리는 디자인을 적용했다"며 "그릴 고유 기능이던 엔진 냉각 대신 전동화, 자율주행, 연결성을 위한 센서를 가운데에 내장해 두 개로 나눠졌던 키드니 그릴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형태로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어 "i 비전 다이내믹스는 BMW i브랜드를 위한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은 컨셉트카"라고 덧붙였다.
BMW는 i 비전 다이내믹스 컨셉트 외에 비전 i넥스트, iX3 등의 컨셉트카 등에도 새로운 그릴 디자인을 적용했다. 양산차는 신형 3시리즈, 7시리즈 부분변경의 그릴을 이어붙이며 변화의 중간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디자인 변화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BMW만의 디자인팀 구성도 한 몫 한다. BMW는 선행(Advanced), 양산(Product) 구분 없이 디자이너를 유연하게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이는 양산차의 경험이 컨셉트카에 적용됐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디자이너는 "BMW는 컨셉트카가 양산형으로 이어지는 것에 가치를 많이 둔 회사"라며 "비전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컨셉트가 i8로 이어진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BMW 외장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의 어떤 부분을 중요시 하냐는 질문에는 비례를 꼽았다. 전체 비례가 좋으면 다른 요소들 역시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 그는 "BMW는 달려 나갈 것 같은 역동적인 비례를 기본으로 입체감과 디테일을 접목하고 있다"며 "여기에 새로운 기술, 동일한 디자인 컨셉트로 소통하고 안과 밖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감성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7시리즈, X7 등에 쓰인 대형 그릴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불식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양산차 키드니 그릴이 눈에 띄게 커진 건 사실이지만 자신감 있게 브랜드를 상징하고 있어 다른 요소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동차가 전동화를 비롯한 에너지 다변화에 따라 지금의 2박스, 3박스 외에 전혀 다른 스타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익숙함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i 비전 다이내믹스 컨셉트는 쿠페, 세단의 실루엣을 가진 아름다움과 새로운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존 자동차에 볼수 없던 면 처리와 선들이 앞으로의 BMW를 암시하는 셈이다. BMW가 추구하는 역동성과 새로운 모빌리티가 어떤 디자인으로 구현될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고양=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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