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휘발유는 되고 LPG는 안 되는 셀프 충전

입력 2019-04-15 08:02   수정 2019-04-15 09:04


 -가스 충전원 교육 의미 무색
 -셀프 충전으로 수소 시대에도 대비해야

 LPG 자동차 규제 완화로 이제 모든 운전자가 LPG차를 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에너지를 차에 공급하는 방법, 이른바 충전에 대해선 불편함이 적지 않다. 주유소의 1/6 수준에 머무른 1,967개의 충전 인프라와 아직도 까다로운 충전 규제 때문이다. 따라서 LPG를 확대하기 위해선 충전 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따르면 현재 LPG와 CNG 등의 가스는 충전원 교육을 받은 자만이 합법적으로 충전할 수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운영하는 가스 충전원 교육은 가스관계법에 근거,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가스관계 업무에 신규로 종사하는 자가 받아야 하는 의무 교육이다. 2만3,000원의 비용을 내고 5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교육 이수자는 해마다 줄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도시가스차 및 고압가스차 운전자, 충전원, 시설 점검원을 포함한 특별교육 이수자는 2014년 5만7,654명에서 지난해 4만158명으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LPG 충전은 교육을 요구할 정도로 휘발유 주유 만큼이나 과정이 어렵지 않다. 결제와 함께 가스 노즐을 충전구에 끼워 맞추면 된다. 운전자들이 셀프 주유에 적응을 한 만큼 셀프 가스 충전도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 LPG 업계 역시 이미 초보자가 충전을 하더라도 위험성이 적은 기술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충전소는 LPG 충전 교육 폐지를 지지하고 있다. 필요성이 떨어지는 데다 오히려 국민 세금이 투입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교육을 폐지하면 안전의식 저하로 가스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안전관리 소홀로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반박하지만 누구나 LPG차를 타게 된 상황에서 이는 수익 사업 유지라는 점 외에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 

 그럼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보다 LPG차를 많이 보급한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 일본 등은 이미 LPG 셀프 충전을 활성화했다. 프랑스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LPG보다 기압이 높은 수소도 운전자가 직접 충전한다. 때문에 LPG 셀프 충전은 수소 시대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수소 또한 LPG와 마찬가지로 충전소에 상주하는 충전원이 있어야 충전이 가능하다. 점심시간이나 운영시간이 지나버리면 충전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충전소는 12시 전후로 점심시간을 갖고 있으며 주말 휴무이거나 오후 5~10시에 영업을 마친다. 수소 관련 샌드박스 역시 단순히 표면적으로 두드러지는 충전 인프라 확충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충전소의 운영 면에서도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셀프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격 인하 효과다. 충전소와 소비자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이다. 연료비가 적은 LPG 입장에서도 이점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적극적인 시범 사업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다면 국내도 LPG 셀프 충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2014년까지 셀프 충전을 막았던 이탈리아가 규제 빗장을 풀었던 것처럼 말이다. 같은 방식으로 충전하는데 유럽은 셀프가 되는 반면 한국은 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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