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SUV로 중국 지배하려는 폭스바겐

입력 2019-04-15 10:16   수정 2019-04-15 10:17


 -상하이모터쇼에 SUV 대거 선봬
 -투아렉에서 시작한 여정, 결말은?

 지난 14일(현지시각) 폭스바겐이 2019 상하이모터쇼를 이틀 앞두고 중국 현지에서 SUV 나이트 행사를 열었다. 모터쇼를 통해 공개할 새 SUV와 미래 제품 전략을 밝힌 자리다. 폭스바겐은 행사를 통해 11대의 SUV를 전시했다. 이 가운데 6대는 중국에 판매중인 투아렉, 티구안 L, 티록, 테라몬트, 타이론, 타루 X다. 나머지 5대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출시할 소형 SUV T-크로스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테라몬트 X, SUV 쿠페 컨셉트, SMV 컨셉트, ID. 룸즈 컨셉트다.





 폭스바겐이 이렇게까지 많은 SUV를 선보인 이유는 당연하다. 세단에서 이동하는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는 9,479만대를 기록해 2009년 이후 처음 –0.5%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SUV는 약 7% 이상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35.1%를 차지하면서 대세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올해 글로벌 판매 가운데 20%를 SUV로 채울 예정이다. 이후 2025년까지 50%로 넓힌다는 목표도 행사를 통해 밝혔다.

 폭스바겐이 굳이 중국에서 새 계획을 공표한 배경은 역시 수요다. 단일 최대인 연간 2,700만대는 모든 완성차 회사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에서 312만대를 판매해 13.5%를 점유했다. 지난 2003년 29% 수준(62만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으로 내려갔지만 판매 대수는 오히려 늘었을 만큼 시장 규모 자체가 커졌다. 이런 시장에서 주력 차종을 통째로 바꾼다는 건 흐름의 물살이 세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많은 완성차 회사가 최근 세단 대신 SUV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폭스바겐의 시도는 그리 새롭지 않다. 앞서 포드는 이미 대표 세단 토러스를 단종시켰고 GM도 쉐보레 임팔라 등의 단종을 검토하고 있다. 모두 SUV로 대체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주목받는 건 세단보다 더 빈틈없는 촘촘한 제품군이 예정돼 있어서다. 폭스바겐은 2022년까지 SUV 라인업을 현재 2배 수준인 12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그먼트별 제품은 물론이고 쿠페형 등의 가지치기 제품까지 더한 결과다. 최근 완성차 업계가 연결성, 자율주행, 공유, 전동화 등의 미래 기술과 소비 형태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찾고 있듯 다른 관점에선 차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폭스바겐 SUV의 다변화 전략은 남 다른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세단 중심의 완성차 회사 라인업을 SUV로 전환하려는 도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주고 있어서다. 2002년 1세대 투아렉에서 시작한 폭스바겐의 SUV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로 전개되고 결말을 맺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상하이=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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