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에는 눈"…600억弗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

입력 2019-05-13 23:55   수정 2020-11-16 19:11

중국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6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미국이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인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관보를 통해 오는 6월 1일부터 미국산 수입품 600억달러에 대한 추가관세 비율을 현 5~10%에서 5~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 10일 0시부터 20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25%로 인상한 지 사흘 만에 중국도 대응 조치를 내놨다. 미국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중국이 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추가 관세를 발표하기 직전까지 트위터를 통해 중국 측에 보복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보복하지 말아야 한다”며 “(보복하면)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합의를 도출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고 중국이 크게 다칠 것이란 점을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전달한다”며 “중국은 합의 마무리 단계에서 발을 빼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보복 말라" 경고에도…中, 보란 듯 '맞불 관세'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트윗을 통해 중국 측에 “관세 인상 보복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13일 관세 보복을 강행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벼랑 끝 충돌로 치닫고 있다. 중국이 부과할 추가 관세 대상은 미국산 총 5140개 제품이다. 현재 5~10%의 관세가 매겨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꿀, 가구 등 2500개 제품 관세는 25%로 상향된다. 비료와 치약, 종이, 발전기 등 1100개 제품 관세도 20%로 오른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관세를 인상할 때 즉각 상응 조치를 해왔다. 미국이 지난해 7월 340억달러, 8월에 160억달러, 9월에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부과할 때 바로 다음날 340억달러, 160억달러, 600억달러 등 총 1100억달러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에 매긴 추가 관세 비율은 10%였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량이 적어 600억달러에 대해 5~10%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발표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에 발효할 관세에 미국 소비자가 돈을 지불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중국은 보복하면 안 된다. 더 나빠질 뿐”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생산 공장을 옮기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며 “중국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중국에서도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3일자 논평에서 이번 협상 결렬에 대해 “전적으로 미국 책임”이라며 “(중국은)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이익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극한 압박 정책은 소용없을 것”이라며 미국 공세를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미·중이 강 대 강 대결로 치닫고 있지만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협상을 최종 타결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꽤 높다”고 말했다. 오는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추가 무역협상 일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중국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협상의) 난제는 중국이 합의 사항을 입법화로 명문화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확실한 조치가 있을 때까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어떤 후퇴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설지연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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