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화웨이 결별의 손익계산서

입력 2019-05-27 17:37   수정 2021-07-21 14:41

안드로이드가 미·중 무역분쟁의 마지막 ‘볼모’가 되고 있다. 구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기술 접근을 제재하기 위해 내놓은 규제에 맞춰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특정 안드로이드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미 정부는 이 규제 조치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화웨이를 둘러싼 국가 안보 불안이 지속되거나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올여름이 끝나기 전에 이 조치가 발효될 전망이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바일 운영체제(OS)에 접근할 수 없거나 적어도 완벽한 버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화웨이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버전을 계속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검색 기능과 브라우저 ‘크롬’,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앱(응용프로그램) 스토어 ‘구글 플레이’ 등의 소프트웨어를 모두 묶은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서비스는 안드로이드의 핵심 요소로 이들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할 만큼 빠른 성장을 거듭해온 화웨이에 족쇄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화웨이 모바일에 족쇄 될 듯

구글로선 단기적 영향이 그보다 훨씬 덜할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코웬의 존 블랙 레지 애널리스트는 만일 제한 조치가 실행되더라도 구글 플레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약간의 타격’에 그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증권사 로버트W베어드의 콜린 서배스천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지금까지 중국에서 최소한의 비즈니스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글은 수년 전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검색엔진 사업을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구글은 앱 스토어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안드로이드가 자사 재무상황에 미치는 영향도 정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영향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본래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모바일 사용자에게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 광고 사업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광고 수익은 이제 연간 1200억달러(약 130조원)를 초과하지만 동시에 성장 둔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는 화웨이를 겨냥한 규제가 궁극적으로 구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IDC의 추산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외 지역에 60%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외국 사용자들이 애플 플랫폼이 아닌 다른 안드로이드 단말기로 이동하지 않는 한, 구글이 중국 외에서 사용자를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장기적으로 구글도 피해입을 수도

무역을 둘러싼 긴장 고조는 궁극적으로 다른 중국 단말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의존을 재고하도록 할 위험도 발생시킨다. 화웨이는 이미 대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종 회사 샤오미, 오포, 비보와 함께 이 회사는 세계 스마트폰 판매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의 모바일 OS가 다른 모든 제품보다 우위를 점하는 데 화웨이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지금 ‘공짜’에도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빠르게 깨닫고 있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댄 갤러거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가 ‘U.S. China Trade War Could Block Android’s Two-Way Street’란 제목으로 쓴 칼럼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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