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유니티 대표, "미래차에 3D 요소 더욱 많아질 것"

입력 2019-06-28 08:34   수정 2019-06-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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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 분야로 확대하는 3D 개발 플랫폼 툴
 -자율 주행 시대에는 활용 범위 더 넓어져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제조사들은 서둘러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메르세데-벤츠가 2039년까지의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비스 회사로 가겠다고 선언한 점과 BMW가 아마존과 손잡고 인공지능 기술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 이상 철판을 구부려 차를 만들고 파워트레인 연구에만 몰두하는 제조업 이미지를 벗어나 무한 경쟁 시대에 뛰어들겠다는 다짐이다.





 중심에는 디지털 장비가 있다. 하나의 거대한 가전제품으로 취급받는 요즘 자동차에 있어 전장부품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3D 개발 플랫폼 제작사인 유니티는 완성차 회사들의 변화를 읽고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게임에만 몰두한 회사가 자동차로 시선을 돌린 이유가 뭘까? 유니티코리아 김인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게임과 산업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게 유니티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언제나 게임을 1순위에 두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지만 그렇다고 자동차의 비중이 낮거나 사이드 개념은 아니다"라며 "게임에서 얻은 인공지능 기술과 그래픽, 물리적인 변화, 사운드 노하우를 자동차와 접목해 최적의 개발 툴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분야로 개발을 확장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제조사들의 요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인숙 대표는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폭스바겐 시뮬레이션 전담 팀은 개발 툴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정교함이 인상적인 유니티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사용했다"고 말한 뒤 "게임용으로 최적화된 프로그램이어서 당시에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고 상황을 회상했다. 유니티는 제조사들의 불편함과 꾸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2017년 자동차 전담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외에도 전장 장비 시장이 커지는 점도 진출에 속도를 부추겼다.

 처음 시도해보는 분야에서 겪는 고충은 적지 않았다. 자동차는 사실적인 표현을 넘어 사실과 똑같아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는 덩어리가 크고 표면에 따라서 색감 표현이 힘들다. 곡선이나 패널이 맞물리는 부분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얼마큼 사실감 있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가죽과 카본, 알칸타라 등 소재도 신경 써야 한다. 김 대표는 기본적인 재료와 기법은 게임과 동일하지만 완전히 다른 작업이라며 기술을 설명했다.





 과정은 어렵지만 기존 유니티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접목해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은 충분히 가능하다. 제조사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회사는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그 결과 완성차 회사들은 모두가 똑같은 상황에서 3D 기술로 제품을 보기 때문에 협업과 효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점토로 차를 만들어 품질을 검수하는 클레이 단계가 빠지게 되고 검토 과정도 직렬식 구조에서 병렬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티코리아는 자동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긍정적인 선례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김 대표는 "한국은 유럽에 비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도입이 늦은 편"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우리나라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조사가 있다는 건 기회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며 유니티코리아는 국내 완성차 회사와 협업해 오토 비즈니스 분야를 넓힐 것이라고 말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먼 미래에 대한 궁극적인 발전 방향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현재 자동차를 만들고 평가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데 그치지만 자율 주행 시대가 오면 유니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넓어질 것"이라며 "자동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요구할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게임 개발로 다져온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티가 꿈꾸는 수십 년 뒤의 모습은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조금 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효율적인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 없어서 불편했거나 있더라도 활용성이 떨어지던 부분을 바꿔 주는 게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사람들의 흐름과 트렌드에 따라 형성된다는 김 대표의 말처럼 유니티코리아가 자동차 3D 플랫폼 영역을 넓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날을 기대해 본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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