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6일 16: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VC캐피털이 국내 2위 종합 숙박예약 플랫폼 여기어때의 인수를 확정했다. ▶한국경제신문 8월 1일자 A1면 참조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는 이날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대표 및 재무적투자자(FI)들과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위드이노베이션 지분 85%가 거래대상이다. 심 전 대표와 계열사가 보유한 위드이노베이션 지분 52%와 2대주주인 토종 PEF JKL파트너스 지분 18%에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FI 및 소액주주 지분 15%가 포함됐다. CVC는 인수가격은 약 2500억원이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인수한 뒤 약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보유 지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5년 설립된 여기어때는 ‘야놀자’와 함께 국내 양대 종합 숙박예약 플랫폼 업체다. 야놀자와 수년간 수백억원 규모의 마케팅 경쟁을 벌여온 탓에 영업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2016년 246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86억원으로 2년 만에 3배가량으로 늘었다. 등록 숙박업체는 5만여 개, 월간 순이용자는 약 280만 명에 달한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1908/01.20319787.1.jpg)
이번 거래는 글로벌 투자회사가 국내 숙박 플랫폼을 인수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을 주무대로 하는 숙박 플랫폼에 글로벌 투자사가 손길을 뻗쳤기 때문이다. CVC는 런던 뉴욕 홍콩 도쿄 베이징 등에 24개 지점을 두고 850억달러(약 100조원)의 투자금을 굴리는 글로벌 운용사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을 비롯해 67개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회수를 마친 사례까지 포함하면 누적 포트폴리오 회사가 129개에 달한다.
CVC는 국내 숙박예약 플랫폼의 침투율(전체 숙박업소 예약 건수 대비 숙박예약 플랫폼 이용 비율)이 여전히 30% 안팎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년간 매출이 3배 늘어났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숙박예약뿐 아니라 각종 야외활동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사업의 확장성도 평가받았다. CVC는 2017년 유럽의 항공권 예약 사이트 이트래블아이를 인수하는 등 온라인 예약 플랫폼 투자 경험도 갖고 있다. 현재까지 개인 창업자의 역량에 의존해온 여기어때가 CVC의 글로벌 노하우를 받아들여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영효/김채연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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