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의 상장 최대어 후보로 꼽히는 태광실업이 기업공개(IPO) 주관사단을 확정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한국투자증권을 IPO 대표주관사로 낙점했다. 공동주관사로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합류했다.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공동주관사 자격을 따냈다. 대표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이례적으로 오너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까지 영업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IB업계에서는 태광실업이 지난달 초 IPO 주관 증권사를 뽑기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나서 2달도 채 안돼 주관사단 확정까지 마무리지은 점을 감안할 때, 상장에 상당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IB업계에서 예상하는 태광실업의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 공모금액은 1조원 이상이다. 역시 빠르면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화종합화학과 더불어 내년의 주요 IPO가 될 거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광실업의 상장은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주환 기획조정실장의 승계와 관련이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상장이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발 전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태광실업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 고객사인 나이키의 매출 증가에 힘입은 실적 증가세를 내세워 상장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에 매출 1조1585억원의 매출(별도재무제표 기준)을 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4% 늘어난 1250억원, 순이익은 13.2% 증가한 1079억원이었다. 태광실업은 나이키 신발의 전체 OEM에서는 3위지만, 저가제품을 제외한 중고가 제품에서는 가장 비중이 높은 협력사라는 점을 앞세울 전망이다.
하지만 태광실업의 상장 과정이 만만치는 않을 거란 우려도 일고 있다. 공모주시장에서 최근 신발이나 의류 OEM기업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소외업종 중 하나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나이키 의존도가 높은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2차산업 기업 중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대어급 IPO 후보라, 완주 여부가 주목된다”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등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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