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헤지펀드는 월스트리트 투자업계의 '끝판왕'입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뭐든 하기 때문입니다. 통상 시장수익률보다 500bp(1bp=0.01%포인트) 이상 더 내는 걸 목표해왔습니다.
그래서 레버리지를 크게 높여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기금들은 이런 펀드에 돈을 줄 때 기존에는 시장수익률+300bp, 500bp를 목표로 했는데, 이를 시장수익률+150bp, 300bp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합니다.
연기금들은 수익률이 낮아지면 연금 지급 등 장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목표수익률을 낮춘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현재 미국 금융시장의 EV/EBIT 멀티플이 높은 상태, 즉 모든 상품의 가격이 비싼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수익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고착되고 있어서 고수익을 목표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입니다.
수익률이 낮아진다면 펀드업계도 먹고 살기 힘들어집니다.
통상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는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높은 기본수수료와 추가 수익을 냈을 때 수익의 20% 가량(계약에 따라 10~50%)을 인센티브로 받는 식으로 돈을 법니다.
최근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운용규모 100억달러가 넘는 이른바 ‘메가펀드’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블랙스톤그룹은 최근까지 25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모집해왔으며, 거의 다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금을 완료하면 아폴로 매니지먼트가 2017년에 세운 246억달러 기록을 넘게 됩니다. 또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175억달러 규모 펀드를 출범시켰고 비스타에퀴티도 160억달러 상당의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메가펀드가 증가하고 있는 건 저성장, 저수익으로 더 이상 인센티브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큰 펀드를 만들어 많은 기본 수수료를 벌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모펀드, 헤지펀드마저도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든 글로벌 저성장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인정해야할 듯 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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