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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대치동 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집값이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현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자율형 사립고 폐지 이슈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교육 환경이 뛰어난 대치동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압구정현대와 맞먹는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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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4424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17억원에 거래된 이후 매달 1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며 꾸준히 상승세를 탄 결과다.
신축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2015년 집들이를 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이달 5일 26억5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등 반포동 신축 아파트에 이어 강남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작년 여름 상승기 때도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다”며 “가격 상승세만 따지면 작년을 뛰어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가 대형 ‘호재’
대치동 가격 상승세를 이끈 주요 원인은 자율형 사립고 지정 해제다. 정부는 6월부터 자사고 폐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강남 8학군’ 쏠림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치동 일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사고 폐지 논의로 실수요의 강남 8학군 쏠림과 이를 예측하는 투자수요가 생겼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공급이 위축되면서 재고아파트가 많은 대치동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치동은 다른 강남권 동네에 비해 재고아파트 비중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엔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980년대 초반 입주한 단지가 많은 대치동에선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개포우성1·2차, 선경1·2차, 한보미도1·2차 등은 재건축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은마아파트는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 대치동 구마을 재건축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쌍용1·2차가 이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재건축을 잠정 중단했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의 부담이 있어 중대형 단지의 재건축이 당분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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