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창업을 명 받았습니다"…육군 장병들 '기업가 정신' 빛났다

입력 2019-08-21 17:21   수정 2019-08-22 01:52


“창업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꿈꾸게 됐습니다.”

21일 대전 평촌동 KT&G 인재개발원. ‘2019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을 앞두고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를 묻는 질문에 주찬규 상병은 이같이 답했다. 창업 멘토링 등을 통해 막연한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창업을 진로로 정하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전자태그(RFID) 방식의 의료용 팔찌를 개발하는 아이디어로 이번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기업가정신 기르는 계기 돼”

본선에 진출한 장병들은 이번 대회가 “창업에 동기 부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군인 신분이어서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려면 제약이 많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사업화하는 데 실무적인 지식을 많이 얻었다는 얘기였다. 카페 차단막을 자동으로 열고 닫는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는 최현도 상병은 “혼자 준비하려면 막막했을 텐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창업에 필요한 실질적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배경은 다르지만 함께 의기투합해 창업할 동료를 만났다는 것도 인생의 큰 수확이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가 기업가정신을 기르는 계기가 됐다는 이들도 적잖았다. 창업 아이디어나 기술을 따로 갖고 있진 않았지만 대회 응모를 위해 ‘언맷니즈(미충족 수요)’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다. 양면으로 붙일 수 있는 태극기 패치를 개발한 배원희 병장은 “대회 공모를 보고 내 주변의 생활 속 불편한 점들을 찾아다녔다”며 “훈련 때와 평상시 모두 사용 가능한 양면 태극기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긴장감 넘친 본선 PT

대회 첫날인 지난 20일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본선에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25개 팀 모두 5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창업 아이템을 쉽고 효율적으로 설명할지 필사적이었다.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마치 랩을 하듯 빠른 속도로 준비한 대본을 읽어내려가 시간이 남은 팀도 있었고, 시간 안에 준비한 걸 미처 다 말하지 못한 팀도 있었다.

25개 팀이 준비한 PT 자료는 화려했다. 각종 통계와 그래프가 동원됐다. 부대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있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팀원들의 경력을 소개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팀도 있었다. 미국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를 졸업하거나 사회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런 이력도 함께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 입상하면 받을 상금을 사업계획서에 포함시켜 자신감을 드러낸 팀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 멘토로 참여한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문가는 “올해만 이런 심사를 여섯 번째 하는데 이번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민간에서 열리는 창업경진대회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창업 AS 기회도 제공

육군은 매년 대회 규모를 키워가는 동시에 대회 입상자들에 대한 밀착형 ‘사후관리’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대회 입상팀 전원에겐 창업프리스쿨 참가 기회가 부여된다. 창업프리스쿨은 청년창업사관학교 전문교수와 멘토들의 창업 패키지 심화교육과정이다. 이들에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청년 최고경영자(CEO) 양성기관인 청년창업사관학교 입학 기회도 주어진다.

입상팀 중 전역 직후 창업을 희망하는 장병들은 창업 인큐베이팅 참가 기회를 얻는다. 민간 전문 멘토의 사업계획 구체화, 시제품 제작, 사업자 등록, 판로 개척, 펀딩, 창업 준비금 등을 지원받게 된다.

대전=임락근/이주현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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