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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건축가 로마 아그라왈은 저서 <빌트,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에서 구조공학의 복잡한 원리를 다양한 사례와 삽화를 통해 명료하게 풀어낸다. 거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구조공학자인 아그라왈은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를 설계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고대 로마 아파트 인술라부터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까지 거대 건축물에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장인들의 기술을 설명한다. 고대 인더스 문명권의 가마에서 구운 벽돌의 재료들이 오늘날 사용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구성돼 있고, 인도 타지마할 궁전의 돔이 구운 생석회, 조개껍데기와 대리석 가루, 설탕, 달걀 흰자, 과일즙 등의 재료를 섞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저자는 건축사를 연대순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흙, 물, 벽돌, 바위 등 다양한 건축 재료의 특징으로부터 시작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19세기 건축 분야에서 난제를 해결한 뛰어난 방법은 그 기술을 고안한 주인공들의 일화로 소개한다. 독자는 건물의 기초가 어떻게 세워지고, 대형 건물과 다리가 지진, 바람, 중력으로부터 어떻게 견디고 기능을 유지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과학진흥회(AAAS)가 ‘2019 올해의 과학책’으로 선정했다. (윤신영·우아영 옮김, 어크로스, 328쪽, 1만6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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