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몰락…장사 안돼 빈곤층 추락

입력 2019-08-22 17:33   수정 2019-08-23 01:49

2017년 2분기 56.9%→2018년 2분기 67.4%→2019년 2분기 70.2%.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에서 ‘근로자 외 가구’(자영업자+무직자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빠른 속도로 늘었다. 근로자 외 가구가 늘어난 만큼 근로자 가구는 줄었다.

소득 최하위 계층에 근로자 외 가구가 늘어난 배경에는 ‘자영업자의 몰락’이 있다. 소득 2~4분위(하위 20~80%)에 있던 자영업자 가구들의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지면서 차례로 추락한 여파란 얘기다. 1분위의 사업소득(월 22만4800원)이 전년 동기보다 15.8%나 늘어난 것도 2분위에 있던 자영업자 중 소득이 줄어든 가구가 1분위에 대거 편입된 영향이란 설명이다. 통계청은 올 2분기 소득 1분위의 자영업자 가구 비중이 15.4%로 작년 동기(13.0%)보다 18.5%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득 4분위(소득 상위 20~40%)에 있던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면서 3분위로 떨어지고, 3분위는 2분위로 내려오는 등 소득분위가 하락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소득 4분위의 사업소득은 월 98만4100원으로 1년 전보다 16.6% 감소했다. 반면 4분위에 있던 자영업자가 대거 편입되면서 3분위 사업소득은 월 83만7900원으로 4.1% 늘었다. 같은 이유로 2분위 사업소득(월 63만9200원)도 10.1% 확대됐다.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이 하위 분위로 내려가면서 하위 분위의 사업소득이 늘어나는 ‘착시’가 생겼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 근로제에 따른 회식문화 변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자영업자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붕괴 등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가장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 간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수입(회식문화 변화)은 줄고, 비용(최저임금 상승)은 늘고 있어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제 시행이 자영업자를 코너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성수영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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