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충북 제천 청풍호 수상에 설치된 한국수자원공사 수상태양광발전소. 축구장 5개에 해당하는 3.7㎢ 수면에 가로 1m, 세로 2m 크기 태양전지 모듈 8000여 개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국내 최대, 세계 15위 규모의 이 수상태양광발전소는 1년에 4000명이 쓸 수 있는 4301㎿h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 발전소가 97㎢에 달하는 청풍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4%에 불과하다. 태양광 모듈을 물 위에 띄워주는 부력체에 이끼가 끼었을 뿐 일각에서 우려하는 환경 파괴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태양광발전소 아래 그늘은 물고기가 알을 낳기에 좋은 환경이어서 수중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게 수자원공사 측 설명이다.
이날 수자원공사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국전자부품연구원, 한화큐셀은 수상태양광의 성장 가능성과 안전성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특이한 점은 청풍호 발전소에 설치된 모듈이 한화큐셀 것이 아니라 LS산전 제품이라는 부분이었다.
유재열 한화큐셀 한국·동남아사업부장(상무)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수상태양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국내에서부터 이 사업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경쟁사 제품을 적용한 청풍호 발전소를 모범 사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정부가 전북 새만금에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발전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다.
수상태양광발전은 수면에 부력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육상태양광과 같은 태양광 모듈을 올려놓는 시설이다. 유휴부지인 수면을 이용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육상보다 그림자 영향이 적고, 물의 냉각 효과 덕분에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은 것도 장점이다. 청풍호 수면은 한여름에도 26도를 유지한다.
이런 장점 덕분에 국내 수상태양광발전 규모는 2013년 556㎿h(1기)에서 지난해 5만8148㎿h(45기)로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문제는 수질 오염, 생태계 파괴, 반사광 등의 부정적 인식이다.
노태호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양한 수상태양광발전소에서 수년간 추적 조사를 벌인 결과 수질이나 생태계에 변화가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정재성 전자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태양광 모듈은 햇빛을 많이 흡수할수록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빛 반사가 심하다는 인식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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