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6일 15: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동 트기 전 가장 어두운 새벽을 지나고 있을까. 26일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이 내년엔 비상(飛上)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됐다. 악화일로인 대외환경 가운데서도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최근 시장 급락은 대외 악재 영향인 측면이 큰 만큼 대외 변수 개선 조짐에 따른 반등 기대감이다. 미국의 7월 컨퍼런스보드 선행지수가 그 근거다. 컨퍼런스보드는 경기방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상승하면 6개월안에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평균노동시간·S&P 500·장단기 금리차·소비자기대지수 등 10개 주요경제지표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7월 컨퍼런스보드는 전월 대비 0.5% 상승한 112.2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는 미국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0.3%보다 0.2%포인트 높다.
지표 개선세는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코스피 영업이익이 미국 선행지수에 후행하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반도체 사이클이 회복하면 한국 증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년 코스피 이익은 생각보다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유리한 자유무역 흐름이 다시 대두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근린궁핍화 이후 다자주의가 떠오르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된 필연이란 주장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985년 플라자합의로 미국 약달러 시대가 열리고 미 제조업이 부흥했지만 결국 1995년 역플라자합의를 통해 미국은 다자주의로 회귀했다”며 “주변국이 약해지는 게 미국에도 안 좋다는 것을 알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 악화가 계속되면 결국엔 미국에서도 다자주의를 통한 해결방식이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근린궁핍화로 인한 최대 피해자가 한국이었던 만큼 다자주의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이 될 수 있다는 게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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