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6일 서울 농협은행 본점 상담창구를 찾아 지난 14일 출시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망 기업에 투자해 수식을 얻는 상품이다. 운용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하는 까닭에 일명 ‘애국 펀드’로 불린다. 문 대통령은 개인 자금 5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런 시기에 농협에서 펀드를 만들어 기쁘다”며 “저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장기 투자 상품인 ‘A클래스’를 택했다. 펀드가 운용된 직후 첫 공개된 지난 19일 이 상품의 수익률은 -0.73%로 나타났다. 23일 수익률 역시 0.13%에 불과했다. 농협금융은 해당 상품을 ‘초고위험 투자’로 분류하고 있다. 이 펀드는 농협 계열사의 기초 투자액(300억원)을 제외하고 출시 후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약 10억원이 투자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병욱, 박찬대 의원도 출시 당일 가입했다.
문 대통령이 위험 부담이 큰 ‘애국 펀드’를 첫 투자상품으로 택한 것은 장기적으로 대일 의존도를 낮춰 더 이상 일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날 상품 가입 후 열린 농협금융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도 “우리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필승 코리아 펀드’ 홍보대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간 투자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극찬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성공한 기업이 아닌, 미래 발전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없지 않다”면서도 “판매 보수, 운용 보수를 줄여서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고 수익 절반은 소재부품 장비에 지원하기로 했다. 아주 착한 펀드”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드시 성공시켜 많은 분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제2, 제3의 펀드가 만들어지도록 앞장서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생애 첫 펀드 가입을 두고 ‘조국발(發) 간접투자 논란’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문회를 앞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들과 함께 사모펀드에 투자해 논란이 일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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