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약 몇 시에 도와드릴까요? 아기 의자를 준비해 드릴까요? 어른 두 명, 아이 한 명 7시로 예약해드리겠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자동응답시스템(ARS)이 고객 전화를 받는다. 대화는 막힘 없이 진행된다. 아기 의자는 물론이고 주차 안내까지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 - 성남 구미동 ㅇ식당
# "손님이 몰리는 바쁜 시간대는 음식 만드느라 주문 받거나 결제하는 손이 모자랍니다. 네이버 '테이블 주문'을 사용하면서 이런 번거로움이 줄었어요. QR 코드를 촬영해 테이블에서 직접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거든요. 손님들도 기다릴 필요가 없어 편하다고 하세요." - 수원 정자동 ㅅ식당
네이버가 290만 지역 소상공인 대상으로 오프라인 예약·주문·결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한다. QR 코드를 활용한 테이블 주문, AI 전화예약 서비스 등을 통해 소상공인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양수겸장'이다.
네이버는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골자의 '글레이스(Glace) CIC(Company-In-Company)' 성과와 사업 방향성을 발표했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네이버가 적용하는 차세대 기술은 △테이블 주문 서비스 △AI 전화예약 기술인 '에이아이 콜(AI Call)' △사업자 등록증 문자인식(OCR) 기술 등 3가지다.
테이블 주문 서비스는 사용자가 모바일로 주문 및 결제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로 결제까지 가능한 비대면 원스톱 주문시스템이다.
사용자 편의성에 집중한 기술에 네이버의 플랫폼 효과가 결합하면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의 '네이버 그린팩토리' 인근 30여개 식당 대상으로 테이블 주문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다음달부터 적용 매장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건수 글레이스 CIC 대표는 "테이블 주문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사용자가 리뷰나 평점을 남길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실제 이용자의 리뷰 정보를 쌓아 사용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식당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콜은 예약부터 위치 정보 안내, 고객 전화 문의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전화 예약 기술이다. 네이버는 간담회 현장에서 AI 콜을 테스트(CBT) 진행 중인 아웃백 미금점에 전화를 걸어 서비스를 시연했다. 전화 예약은 물 흐르듯 막힘 없이 이뤄졌다. 아기가 있다는 네이버 관계자 얘기에 AI 콜은 아기 의자 사용 여부를 물어봤고, 주변 주차장 요금까지 안내했다.
네이버는 AI 콜에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음성 합성 기술 등 네이버의 고도화된 AI 기술을 결합시켰다. AI콜은 연내 아웃백 미금점을 시작으로 적용 매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문자인식기술(OCR)도 소개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사업자등록증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사업자등록증에 표기된 정보들이 텍스트로 자동 변환돼 각 항목에 입력되는 서비스다.
네이버 검색, 지도 등 플랫폼에 오프라인 가게 정보 노출을 원하는 사업주들은 스마트플레이스(SmartPlace)에 사업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이때 OCR 기술을 사용하면 간편하게 사업자 인증을 할 수 있다. 검색 반영 주기도 평균 3일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지역 소상공인 누구나 쉽고 빠르게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할 수 있어 진입 허들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건수 대표는 "대다수 지역 소상공인은 적은 인원으로 예약부터 고객 응대, 주문, 서빙, 결제 등 사업 전반의 과정을 맡아야 한다"며 "지역 중소 상공인들이 네이버의 다양한 기술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고 사용자들과 끊김없이 연결해 매출 성장 기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한 서비스들은 지역 소상공인의 사업 효율성, 매출 증대는 물론이고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복안이다.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예약한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테이블 주문 서비스를 오는 3분기 중 정식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는 오는 11월 간편결제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사업조직을 분사해 별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주식회사'도 설립하기로 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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