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제중재업계에 따르면 국정농단사건의 대법원 최종 판결에 따라 6억7000만달러(약 1조500억원) 규모의 엘리엇·메이슨 ISD도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한 ISD 전문가는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에 대해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하면 ISD에서 정부가 크게 불리해지고, 엘리엇과 메이슨은 승기를 잡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엘리엇과 메이슨은 각각 6억7000만달러, 2억달러 규모의 ISD를 한국 정부에 제기했다. 삼성물산 주주인 이들은 삼성물산에 불리한 비율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판결은 엘리엇·메이슨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번 ISD와 가장 직접적인 사건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은 직권남용 혐의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합병 찬성을 지시해 연금에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 사건이다. 2심 재판부는 2017년 11월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며, 정부가 삼성물산 합병에 개입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를 목적으로 한 청탁의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지만, 2018년 8월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물산 합병도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봤다. 국제중재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대법원 판결 시나리오에 대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한 상태”라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