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만 했던 일들이 이제는 현실이 돼 우리 생활 주변으로 다가온다. 과거의 기술이 숨은 곳에서 세상을 향했다면 지금 기술은 생활 속에, 라이프 스타일 속에 깊숙하게 스며들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이동통신 기술은 쫓아가기도 버거울 정도다.
얼마 전 4세대(4G)와 4세대 이동통신(LTE)이 나온 듯한데, 벌써 세상은 5세대(5G)를 맞이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5G가 혁신적인 기술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빨라진 5G를 잘 체감하지 못한다. 이동통신사 광고가 ‘일방적으로 더 빨라진 5G’라는 것만을 강조할 수는 없는 이유다. 결국 혁신적인 기술을 소비자들이 잘 공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금 광고 커뮤니케이션에서 최고의 과제다.
LG유플러스는 5G를 이용한 최신 기술과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과의 결합을 통해 ‘소비자들을 어떻게 공감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했다. 최근 핫한 가수로 꼽히는 ‘청하’를 모델로 세워 청하의 댄스를 배울 수 있는 기술을 TV광고 속에서 소개한다. 바로 앞에서 청하를 보는 듯한 모습은 물론 청하와 내 댄스를 한 화면에서 비교해 보고 화면을 360도 회전시켜 안 보이는 세세한 부분까지 점검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처럼 LG유플러스는 과거 상상만 하던 것을 이제 현실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하게 한다. ‘상상을 현실로 만듦으로 해서 사람들의 일상이 변한다’는 슬로건은 매우 적확하게 화면 속에 접목됐고, 청하와 그의 댄스를 결합한 것은 매우 적절한 시도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갖는 가장 큰 문제의식, 다시 말해 ‘그래서 5G가 4G나 LTE보다 빠르면 무엇이 달라지는데’라는 질문에 ‘일상이 달라진다’고 답하는 것이다.
5G의 핵심은 정보처리 속도다. 4G에 비해 동시간대 처리 가능 데이터양이 대략 1000배가량 빨라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무선인터넷의 체감 속도가 1000배 빨라지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빨라진 정보처리속도 덕분에 실시간으로 가능해진 서비스들이 과거보다 더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그중 LG유플러스가 최근 만들어 낸 또 다른 광고는 가상현실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광고에는 ‘마블리’(마동석과 사랑스러움을 뜻하는 단어 러블리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가진 배우 마동석과 영화 ‘기생충’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던 배우 정지소가 각각 삼촌과 조카로 등장한다.
삼촌과 조카가 LG유플러스 5G를 가지고 노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면에 내세워 5G가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직접 보여준다.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실시간으로 춤을 추는 영상이 제작되는 과정을 보며 조카는 “이런 게 돼? 진짜 신기하다!”라고 감탄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친숙하고 편안한 이미지는 일상 속 변화를 그린 내용에 설득력을 더한다.
LG유플러스 5G의 이번 광고는 무엇보다 친밀하고 쉽고 간결하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 다음 등장해야 할 것은 여타 통신사와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LG유플러스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건 다름 아닌 ‘가격 경쟁력’이다.
새로운 서비스는 데이터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비용이 걱정되기 마련이다. 광고는 “이런 거 다 하려면 요금제 비싸지?”라는 문구로 소비자가 하고 싶었던 질문을 대신 한 뒤 “난 5만원대로 싹 다. 무제한으로!”라고 시원하게 답한다. 5G가 얼마나 빠른지, 이전보다 기술적으로 얼마나 진보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알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딱 2가지다. 이전과 거의 동일한 가격인지와 그 가격에 새로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다. 소소한 일상에 재미를 더해줄 변화는 조카와 삼촌의 대화처럼 사소해서 더 친숙한 방식으로 일상 속에 스며든다.
영화평론가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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