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 빌트인 家電에 승부 건다

입력 2019-08-28 17:21   수정 2019-08-2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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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은 밀레, 일렉트로룩스 등 현지 가전 명가(名家)들의 텃밭이다. 181억달러(약 22조원) 규모 거대 시장이지만 한국 가전업체들은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 ‘빌트인 가전은 유럽 업체 제품이 좋다’는 선입견 탓이다.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삼성전자가 내년 초 유럽에 오븐, 쿡톱 등으로 구성한 새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선보인다. ‘유럽 빌트인 시장을 주요 승부처로 보고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공략하겠다’는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8일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라인업을 내년 초 유럽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신규 라인업은 오븐과 쿡톱 등으로 구성된다.

디자인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을 무광 글라스 소재와 유광 소재로 나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터치스크린과 다이얼 컨트롤러를 적용해 편의성을 높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6월 국내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도 내년 초 유럽에 출시한다. 비스포크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원하는 제품 타입을 선택하고 외관 색상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모듈형 제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는 두께가 기존 냉장고보다 얇아 빌트인 가전처럼 보인다”며 “유럽 소비자들이 빌트인 가전 제품과 세트로 구매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은 김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사장은 밀라노가구박람회 등 빌트인과 연관이 있는 행사에서 건설사, 리모델링 회사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가전 시장인 유럽 빌트인 시장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빌트인 오븐 신제품과 비스포크 냉장고를 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가전 전시회 IFA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양혜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비스포크 냉장고는 전 세계 주요 거래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유럽을 시작으로 도입 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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