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뛰는데…외면받는 다이아몬드

입력 2019-08-29 15:57   수정 2019-08-30 01:16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업체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량이 올 들어 전년 대비 30%가량 줄었다. 무역전쟁 등에 따른 경기 불안에다 저렴한 인공 다이아몬드 수요까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비어스는 “지난주 보츠와나에서 열린 경매에서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가 지난해보다 44% 감소했다”고 밝혔다. 드비어스는 “지난해에는 5억300만달러(약 6105억원)어치를 팔았지만 올해는 판매액이 2억8000만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드비어스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다이아몬드 판매 매출은 현재까지 전년 동기(39억달러) 대비 26%가량 감소한 29억달러(약 3조5200억원)를 기록했다.

FT는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소비량의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귀금속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가공이 어려운 다이아몬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실험실에서 생산한 저렴한 인공 제품인 ‘랩 다이아몬드(lab diamond)’가 최근 세계 귀금속 시장을 파고들면서 천연 다이아몬드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도 크다.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랩 다이아몬드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8분의 1 수준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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