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R&D 거점'에 발걸음 잦아진 구광모

입력 2019-08-29 17:22   수정 2019-08-30 01:14


구광모 LG 회장의 ‘연구개발(R&D) 현장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LG계열 기술원을 방문해 기술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도전적인 R&D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이 ‘핵심 부품·소재 경쟁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속 성장을 위해선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내놔야 하며 그 힘은 ‘선도적인 부품·소재 R&D’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고객 중심 경영의 출발은 R&D

LG는 29일 구 회장이 그룹의 대표적인 소재·부품 R&D 현장인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현장 방문엔 권영수 LG 부회장과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사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이 함께했다. 구 회장 현장 방문은 지난달 11일 LG그룹 장비 R&D의 핵심인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 방문 이후 약 50일 만이다.

구 회장은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소재·부품과 관련한 R&D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도전적인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해볼 만한 과제’만 찾아서 할 게 아니라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과감한 과제를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집중 점검

구 회장 행보에 대해 경제계에선 “LG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소재·부품 R&D에서 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구 회장이 보고받은 R&D 기술은 모두 LG그룹 미래 성장동력과 직결된 ‘핵심 과제’들이다.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로,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솔루블 OLED’는 현재 LG가 주도하고 있는 차세대 OLE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 중인 기술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LG는 OLED 생산 원가를 낮추고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메탈로센 POE’는 LG화학 등 전 세계 5개 화학사가 제조 기술을 갖고 있는 플라스틱 합성수지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그룹 ‘미래성장’의 밑바탕부터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관련 행사 빠짐없이 참석

경제계에선 구 회장의 R&D 현장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 회장이 올 들어 LG테크콘퍼런스, LG어워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만찬 등에 참석하며 첨단 기술 트렌드와 R&D 동향에 ‘큰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구 회장 경력도 R&D 현장 경영 강화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공대를 졸업하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두 곳에서 일했다. LG 안팎에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구 회장의 관심이 ‘남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미래성장에 대한 씨앗을 R&D로 보고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룹 R&D 전략을 직접 챙기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황정수/정인설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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