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국 가족 증인채택' 대치…청문회 일정 '안갯속'

입력 2019-08-29 17:15   수정 2019-08-30 01:48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의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 갈등이 심화하면서 청문회 일정이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는 조 후보자의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가족을 증인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가족을 부르는 것은 ‘정치적 연좌제’라며 맞섰다.

이에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합의가 되지 않으면 증인 채택 관련 안건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표결을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 구성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압박했다. 안건조정위가 구성되면 최장 90일 동안 관련 논의를 하게 된다.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하겠다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항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청문회를 90일 하자는 거냐. 대단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자기가 하는 건 괜찮고 남이 하는 건 (안 되냐)”고 맞받아쳤다.

여 위원장은 “만약 민주당의 반대로 증인을 부르기 어려워질 경우 청문회가 예정대로 다음달 2~3일에 열리긴 쉽지 않다”며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적 관심사이자 후보자 진실규명의 핵심인 증인 채택 부문만 빼서 안건조정위에 넣는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민주당에서 사실상 청문회를 보이콧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압수수색 이후 조 후보자 청문회를 예정대로 여는 게 맞는지에 대해서도 정치권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검찰 압수수색 이전과 이후 국면이 바뀌었다”며 “청문회는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인데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조속히 청문회를 열어 진실을 밝히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일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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