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거부"…모빌리티 실무기구 '반쪽 출발'

입력 2019-08-29 17:32   수정 2019-08-30 01:05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세워진 정부 실무기구가 반쪽짜리로 출발했다. 대다수 택시 단체가 ‘타다’ 운영사인 VCNC가 실무기구에 참여한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참여를 거부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논의하는 실무기구 첫 회의를 열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가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전국개인택시조합만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와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는 게 불참 단체들의 주장이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열린 4차산업혁명위원회 ‘규제제도혁신 해커톤’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4차위는 모빌리티(이동수단) 혁신이 지체되는 상황을 해소하고자 ‘제4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열었다. 전문가와 업계,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모빌리티산업의 밑그림을 그리자는 취지였다. 당시 택시 단체들은 카카오가 주도했던 카풀 서비스를 걸고 넘어졌다. 카풀 전면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며 해커톤 참여를 거부했다.

국토부는 이날 “택시 단체들이 특정업체 참여를 이유로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새로운 교통 서비스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국민들의 기대를 도외시한 결정”이라며 “조속히 실무기구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실무기구의 파행을 막기 위해 택시업계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실무기구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업계 움직임은 기민하다. 특히 카카오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말부터 스타렉스, 카니발 등을 활용한 대형택시인 ‘라이언택시’ 서비스를 위해 기사 모집을 시작했다.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자는 법인 택시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 월급은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기사들과 같은 수준인 세전 260만원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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