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화의 장 나오면 손잡고 협력"…문 대통령, 본격 국제여론전

입력 2019-08-30 17:45   수정 2019-08-31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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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얼굴)은 30일 태국 영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과거사 문제와 연계해 한국에 부당하게 취한 경제적 보복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9월 1일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서는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을 두고 본격적인 국제 여론전을 벌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태국 유력 영문 일간지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외적인 이유로 서로의 경제에 해를 끼치는 것은 어리석다”며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외교적 해결 노력을 강조했다. 이어 “나는 일본이 언제라도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고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대화를 통해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일본을 겨냥해 “과거사 문제뿐 아니라 이번 경제보복에 대해서도 솔직하지 못하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것과 달리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동남아 국가와 일본의 우호관계를 고려해 한·일의 역사적 특수성을 앞세우기보다 과거사 문제를 경제보복으로 연계한 일본의 부당성을 보편적 논리로 지적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은 자유무역이 공동 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고 이를 통해 강대국 간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일본이 대화와 외교적 협의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 모두의 가까운 친구이자 협력 파트너인 아세안이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북한의 국제사회 교류 창구로서 아세안의 역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11월) 방콕에서 열리는 EAS(동아시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청된다면 동아시아 국가와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도 이야기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버리고 모두와 함께할 수 있도록 아세안이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남북한이 동시에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여정에 꾸준히 함께해준 데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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