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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단테의 신곡에서는 보았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아케론강을 건너는 순간 현실에서 피할 수 있었던 죄의 무게는 고스란히 죄인에게 돌아와 그를 자비 없는 단죄의 칼 앞에 세우고 끝없는 고통으로 벌한다는 것을.
단테는 그의 스승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지옥과 연옥을 여행하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마침내 천국에 이르러 영혼의 구원에 관한 질문에 모두 답한 후 성스러운 신의 사랑에 눈뜨게 된다. 신곡의 지옥 편에는 아홉 개 층 지옥에서 분노를 이기지 못한 자들, 애욕과 탐욕에 눈먼 자들, 폭군들, 자살한 자들, 도둑과 사기꾼들, 성직을 사고판 자들, 속세의 즐거움에 빠진 수도사들 등이 마귀의 이빨과 칼날에 살점이 찢겨도 그 살이 새로 돋아 다시 벌을 받으며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여기 오는 자, 모두 희망을 버릴지어다.』 지옥의 문 앞에 적힌 글귀대로 이미 죽은 자들이 현생에서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었던 죄 때문에 끝없는 고통 속에서 영혼마저 죽어버리길 갈구하던 모습은 “정의가 승리한다”라는 강력한 징벌적 메시지를 전해주어 통쾌함을 느끼게 했다.
신곡을 읽고 나서 생의 순간순간 내 마음이 순수함과 사랑을 잃지는 않았는지, 나는 모든 옳지 않은 유혹과 생각들로부터 내 영혼을 지키려는 용기를 내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2년, 2wondergir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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