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태양광 발전 패널을 탑재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지난 7월 22일 출시했다. 출시 약 한 달이 된 지난 26일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직접 타봤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바탕이 된 쏘나타 2.0과 동일한 운전 경험을 보다 높은 연비로 제공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스마트스트림 G2.0 GDi 하이브리드 엔진과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152마력(ps), 최대토크 19.2(kgf·m)의 동력성능과 기존 모델(HEV) 대비 10% 이상 향상된 20.1km/l의 공인 복합연비를 갖췄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일반 쏘나타 2.0과 비교해 외관상 큰 차이를 찾기 어려웠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부착됐고 휠 디자인이 다소 바뀐 정도 외에는 달라진 점을 짚을 수 없었다. 차량 내부 역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유지했다. 기존 쏘나타 계기판에서 RPM이 표기됐던 부분이 회생제동 여부를 알려주도록 바뀌고 배터리 용량 표기가 추가된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동일했다.
쏘나타 2.0에서는 느린 변속으로 인한 가속 지연이 지적된 바 있다. 시동을 걸고 주행한 결과 쏘나타 하이브리드에서는 가속 지연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차가 변속을 빠르게 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능동 변속제어 기술(ASC)과 모터의 동력 보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제동할 때 발생하는 마찰열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술을 이용한다. 때문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량의 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대신 회생제동을 이용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을 정도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역시 회생제동 기술을 탑재했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는 관성주행이 가능했고 내리막길에서는 속도가 더 붙을 정도였다. 회생제동 자체로 제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회생제동의 강도를 다소 올려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비를 의식하며 운전하지 않았지만, 실 연비는 20.5km/l가 나왔다. 관성주행이 가능한 탓에 차를 도로의 최대속도까지 가속한 후에는 페달에서 발을 잠시 떼는 것이 가능했고, 저속 주행에는 회생제동으로 충전한 전기를 사용한 덕분이다. 태양광 발전 패널도 한 몫을 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붕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탑재했다. 차량 자체가 작은 태양광 발전소인 셈이다. 사실상 최초의 태양광 발전 하이브리드차로 볼 수 있다. 태양광 패널로 주 배터리를 충전하는 최초의 차량이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에 태양광 발전 패널 옵션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주차 중에만 태양광 패널로 발전이 가능했고 이 전기는 차량 내 별도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쓰였다. 충전한 전기는 일부 전자기기를 작동하는 용도로만 쓸 수 있었다. 그나마도 충전 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유럽에서만 제한적으로 출시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태양광 발전으로 차량의 주 배터리를 상시 자동 충전한다. 탑재된 배터리의 용량은 1.458kWh다. 주행 중에는 회생제동의 영향이 있어 충전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지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야외에 주차했을 때 8분의 1 가량 충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시간 동안 약 0.18kWh가 충전된 셈이다. 현대차는 이론적으로 매년 1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양이 충전된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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