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석탄·철광석 가격 하락에 울상 짓는 호주 경제

입력 2019-09-02 10:38   수정 2019-09-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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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석탄과 철광석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세계 최대 광산 수출국인 호주 경제에는 비상이 걸렸다. 호주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양적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호주 최대 수출품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 한 달 동안 30% 넘게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원자재 가격 급락에 호주 기준금리가 ‘엔드 게임(end game·최종단계)’에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호주 중앙은행이 향후 6개월 안으로 현행 연 1%인 기준금리를 연 0.25~0.5% 수준으로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이 경우 호주 중앙은행이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까지 활용할 가능성을 40% 정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경제는 최근 위기 상황에 빠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호주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에 10년만의 최저인 1.8%(연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6월과 7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글로벌 철광석 가격 차트>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30%가량 폭락했다.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석탄과 철광석 가격 급락세가 호주의 경기 둔화를 부추기고 있다. 두 원자재는 호주 수출 전체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각각 철광석이 33%, 석탄이 32% 수준이다. 이 중 석탄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40% 이상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탓에 석탄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철광석의 경우 상황이 특수하다. 철광석은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철광석 가격은 올 상반기에 7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1월 브라질 남부에서 발생한 광산댐 붕괴 사고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대한 철광석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다.

하지만 지난 7월을 기점으로 브라질산 철광석 공급이 정상화됐고 이후 철광석 가격은 전무후무한 급락세를 보였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30% 폭락했다. 철광석 가격이 한 달 사이에 이 같은 하락세를 겪은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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