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코리아를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앞으로 10년 더 공동으로 운영한다.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됐던 ‘결별설’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2일 프랜차이즈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운영권과 관련해 국내 대기업 및 사모펀드(PEF) 운영사와 직간접적으로 벌여온 협상을 종료하고 신세계그룹과 계약을 연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합작 파트너인 신세계그룹도 계약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내년 말 합작법인 운영과 관련한 계약의 종료를 앞두고 한 쪽이라도 해지 의사가 있다면 미리 협의를 시작했겠지만 어떠한 협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및 계약 관계를 정리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내년말까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30년까지 스타벅스 운영권을 유지하게 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999년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5대5의 지분율로 만든 합작법인이다. 합작법인인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지만 점포운영, 상품공급 등 합작법인의 운영에 대한 계약은 10년 단위로 갱신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년말 계약이 종료되면 스타벅스가 새로운 한국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는 설이 끊이지 않았다. 2010년 30억원 이후 배당을 하지 않았던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해 400억원의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고, 신세계그룹 측에서 임명한 이석구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퇴진하면서 ‘결별설’은 구체화됐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세계그룹이 지분을 팔아 자금을 조달할 수요도 있었다. 매년 스타벅스코리아 매출의 5%를 로열티로 받는 스타벅스 본사가 한국에서 로열티 사업만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스타벅스 본사는 일부 투자은행 또는 브로커를 통해 국내 대기업 및 대형 PEF로부터 합작법인 운영권 및 지분 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고급형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운영권만 따로 떼어 신세계그룹과 별개로 계약하는 방안도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과 스타벅스가 10년 더 한 배를 타기로 한 건 스타벅스코리아의 수익성이 엄청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99년 서울 신촌 이화여대에 1호점을 연지 19년 만인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었다. 2000억원이 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정체될 기미를 보이기는 커녕 매년 10%씩 늘어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등 2~3위 그룹을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스타벅스 매장수는 1262개다. IB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코리아 운영권 계약을 따내더라도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한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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