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낱이 밝힌다던 조국 '국민청문회'…"몰랐다" "모른다"

입력 2019-09-02 18:32   수정 2019-09-02 23:45


-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경과를 들은 게 있나?
“당시에는 상세히 몰랐다.”
- 고등학생이 의학논문 제1저자로 나오는 게 합당한 상황이라고 보나?
“제 전공이 법이라서 이과 쪽 표현과 1저자, 2저자 등의 표현을 잘 모른다.”
- (딸 지도교수와) 서로 자녀들이 교환해서 (인턴십) 진행한 것을 몰랐는가?
“단국대 교수와 저는 전화번호도 모른다. 그 교수의 아이 역시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
- 딸과 단국대 교수 아들이 같은 동아리에 소속됐던 것인가?
“동아리 문제는 잘 모른다. 확인해보겠다. 동아리에서 인턴십을 진행했다고 들었다.”
-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은 받는 사람이 왜 받는지도 모르고 수여한 건가?
“(딸이) 1학기 장학금 받았을 때 몰랐다. 집안 문제에 소홀했던 아빠고 남편이었다.”
- 사모펀드 논란이 있다. 투자금을 부인에게 맡긴 것인지 궁금하다.
“저는 경제나 경영을 잘 모른다. 사모펀드도 이번에 공부하면서 알게 됐다. 애초에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무엇인지 그 자체를 몰랐다. 관여도 하지 않았다.”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대국민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브레이크 타임까지 진행된 두 시간여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조 후보자의 답변들이다.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국회 인사청문회 대신 그간 제기된 갖은 의혹에 대해 낱낱이 소명하겠다는 취지의 이른바 ‘국민청문회’로 마련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인영 원내대표 명의로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에 공문을 보내 국민청문회 형식 개최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정오께 여야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조율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국민 검증 간담회를 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청문회가 무산된 지 불과 3~4시간 뒤 이른바 국민청문회를 자청한 데 대해선 그간 “청문회에서 밝히겠다”며 적극 대응하지 않았으나, 청문회가 무산된 탓에 “검증이 의혹만으로 뒤덮여 끝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혹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작 취재진과의 ‘무제한 질의응답’에 들어가자 조 후보자는 속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고교생 시절 딸의 의학논문 1저자 등재 배경 △딸 논문 지도교수 아들의 서울대 인턴십 수행 등 대입 수시전형 대비용 외고 학부모간 ‘스펙 품앗이’ 의혹 △서울대 환경대학원 및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시절 딸의 장학금 특혜 논란 △5촌 조카의 코링크PE 실소유주 의혹 등 가족·친지 관련 논란에는 대부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간담회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같은 증인 채택이나 자료 확보 권한이 없는 기자들이 질문하는 자리여서 이러한 조 후보자의 답변에 추가 세부 질의가 어려운 한계를 노출했다. TV로 간담회를 지켜보던 일부 시민들은 “조국은 도대체 아는 게 뭐냐”며 혀를 차기도 했다.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명분’을 쌓은 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당은 이날 간담회를 국민청문회가 아닌 ‘불법 청문회’로 규정하고 문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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