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국 "실망 안겨 죄송, 기회 달라"…딸 특혜·사모펀드 의혹은 전면 부인

입력 2019-09-02 20:26   수정 2019-09-02 20:30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조 후보자는 2일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던 것에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과분한 기대를 받았는데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했다. 그는 다만 딸 입시 특혜 의혹이나 사모펀드를 통한 재산 증식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분한 기대를 받았는데도 큰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후보자의 요청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 이후 기자들이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 후보자는 "무엇보다 크게 느낀 건 현재 논란이 다름 아닌 제 말과 행동으로 생겼다는 뉘우침"이라며 "개혁과 진보를 주창했지만 많이 철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논란과는 별개로 젊은 세대에 실망과 상처를 줬다"며 "학생과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을 받은 것은 사회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학자로서, 민정수석의 임무를 통해 권력기관 개혁의 책임을 다한 공직자로서 법무부 장관의 역할을 다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서슬 퍼런 일을 감당해야 하고 저를 둘러싼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기 서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은 검찰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존재를 증명하고, 법무부는 법무부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제가 세운 기준은 오른쪽이나 왼쪽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하겠다고 다짐한다"며 "감히 그 기회를 주실 것을 국민에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과분한 이 자리 외에 어떠한 공직도 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제가 초라한 순간을 맞는다고 해도 부당하게 허위사실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을 멈춰달라"며 "허물도 제게 묻고 책임도 제게 물어달라"고 했다.

사모펀드를 통한 재산증식 의혹, 딸의 부정 입학과 관련한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배우자와 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민정수석이 되고 난 뒤 개별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펀드에 투자하면 되겠냐고 공식적인 질문을 했고, 펀드투자가 허용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펀드투자 배경에 대해 밝혔다.

그는 "저는 물론 처도 사모펀드 구성이든 운영이든 그 과정을 알 수가 없었고 따라서 관여도 않았다"며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보고서를 찾아봤고 상세 내용에도 어디에 투자했는지 적혀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사모펀드와 관련해) 문제 되는 5촌 조카는 저희 집안의 장손으로 제사 때 1년에 한 번, 많아야 2번 본다"며 "5촌 조카가 빨리 귀국해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중 총동창회 산하 장학재단 '관악회'로부터 장학금을 수령한 것과 관련, "저희는 어떤 가족이든 서울대 동창회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확인한 것은 아이도 동창회 측으로부터 선정됐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서울대 환경대학원) 2학기 때 의학전문대학원에 간상태에서 휴학했는데 그때 저는 비로소 이 장학금을 받은 것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반납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고 아이가 반납하고 싶다고 해서 장학회에 전화했는데 반납 불가하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문제와 관련해선 "부산대 의전원 발표대로 지급에 불법은 없었다"면서 "이 상황이 마무리되면 딸이 받은 혜택을 어디로 돌릴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학 논문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당시에는 그 과정을 상세히 알지 못했고, 최근 검증 과정에서 확인하게 됐다"며 "학부모 참여 인턴십은 재학 중인 고등학교 담당 선생님이 만든 것으로, 그 프로그램에 아이가 참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딸 아이가 1저자로 돼 있는 게 좀 의아하다고 저도 생각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느슨하거나 모호하거나 책임 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웅동학원 이사 시절 배임 논란과 관련해선 억울함을 토로하며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1998년 제가 유학할 때 학교 관련한 일들이 벌어졌고 학교는 완공됐지만, 비용이 지불되지 못했다"면서 "동생은 학교 공사대금 채권을 갖게 됐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학교에 대해 가압류 등 조치한 적 없고 (소송은) 채권 확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은행 대금을 갚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개인 연대보증 통해 선친이 빚을 떠안았고 그것이 웅동학원 문제의 시작"이라며 "웅동학원 재산권은 향후 장관 취임 등 거취와 관련 없이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의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께서 법과 증거에 따라 수사를 전개할 것이라고 본다"며 "법무부 장관이 되면 가족과 관련된 일체의 수사에 대해 보고를 금지하도록 지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언급하면서 "지시가 없어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고하지 않고 열심히 수사할 것"이라고덧붙였다.

조 후보자는 이날 딸과 관련한 해명을 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밤 10시 남성 기자 2명이 딸 오피스텔 문을 두드려 딸이 무서워 떨고 있다"며 "딸 혼자 살고 있는 오피스텔 앞에 와서 문을 두드린다. 그럴 필요가 어디 있나"라며 눈물을 보였다.

조 후보자는 딸이 포르쉐를 탄다는 일부 유튜버 주장 등을 거론하며 "언론에서 명백한 허위 사실인줄 알면서도 고의로 비판하고 공격한다. 도를 넘었다"면서 "특히 (그러한 보도가) 딸과 관계돼 있을 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야당은 이날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사기극'이라고 칭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기습 침략한 것으로, 주권자의 권리에 대한 명백한 테러"라며 "거대한 미디어 사기극에 국회가 모욕당한 초법적·초특권적 기자간담회"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정동 /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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