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인니 정부 '전기차 굴기'가 불러온 니켈값 폭등세

입력 2019-09-03 15:14   수정 2019-09-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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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니켈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내년부터 니켈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산업 장비의 주요 소재인 니켈의 공급이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퍼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4.28% 상승한 톤당 1만8625달러를 기록했다. 니켈의 가격이 1만8000달러를 넘어선 건 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인도네시아가 올 연말부터 니켈 광석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사실이 니켈 가격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당초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니켈 광석 수출 제한 조치를 오는 12월 중 시작하는 것으로 앞당기겠다”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공급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니켈 수출 중단 조치와 관련해 “국내 니켈 매장량 보존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니켈 원석을 수출하는 대신 이를 직접 가공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란 분석 때문에 인도네시아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란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서 세계 강자가 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우리(인도네시아)가 가진 여러 자원을 그냥 수출하기보단 이제 직접 가공해서 파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 설립을 위한 설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돌발 선언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측이 니켈 수출 중단 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LME의 니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9.24%나 급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까지만 하더라도 1만6000달러대를 나타내던 니켈 현물 가격이 2거래일만에 1만8000달러대까지 급등한 사실을 지적하며 “2만달러도 곧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켈은 리튬, 코발트와 더불어 2차 전지 양극재 제조원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다. 최근 2차 전지가 들어가는 전기차와 스마트 기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니켈 사용량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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