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만난 문 대통령

입력 2019-09-03 19:01   수정 2019-09-03 20:35

“연 6%이상 고성장 미얀마에 한강의기적과 같은 에야와디강의 기적 기원“
한국방문객 비자면제 1년 추가 연장
미얀마에 1300억원 투자해 68만평 규모 산업단지 조성
소수민족 문제는 미얀마 평화 프로세스 지지 등 원론적 입장만 밝혀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연 6% 이상 고속성장하는 미얀마에 ‘한강의 기적’에 이은 ‘에야와디강의 기적’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얀마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미얀마의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아웅산수지 미얀마 국가고문과 만나 경제발전을 격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에야와디강은 ‘코키리의 강’이라는 의미로 미얀마를 가로지르는 가장 큰 강이다. 아세안 국가 중 최빈국으로 꼽히는 미얀마가 정부의 경제성장 정책에 힘입어 2014년 8.2%를 비롯 지난해 6.7%까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한강의 기적에 빗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수지 고문, 우 윈민 미얀마 대통령과의 연쇄 정상회담에서 농업 교육 과학기술 스타트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가 한국전쟁 당시 지원해준 5만달러 규모의 쌀은 전쟁 폐허 속에서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한국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양국의 인연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들은 LH공사가 미얀마 양곤 인근에 1300억원을 투자해 총 68만평규모로 조성하는 한·미얀마 경제협력산업단지의 인허가를 비롯한 제반절차를 처리하는 원스톱서비스센터를 설치해 기업편의를 확대키로 했다. 이 산업단지는 LH가 해외 첫 직접투자사업이다.

한국 관광객의 비자면제도 추가 연장했다. 지난해 10월 1년 시한으로 비자면제를 시행한 이후 올 상반기 미얀마의 한국 방문자는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은 위빳사나 명상센터에서 마음을 수련하고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 한류를 사랑한다”며 “미얀마에 대한 한국 국민의 높아진 관심으로 상반기 미얀마 방문객수가 약 6만명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한국기업 애로사항 전담 처리 창구인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와 고위급 정례협의체인 ‘한·미얀마 통상산업협력 공동위’를 출범하는 데도 합의했다. 또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규모를 10억달러로 확대하고 경제발전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경제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EIPP)도 추진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11월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의 협력이 한층 더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정부간 협정 1건과 5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서명식 후 네피도 학생들의 통학에 사용되는 스쿨버스 60대를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지 고문과의 정상회담에서 현재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얀마의 라카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얀마 평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프로세스는 8개 소수민족의 화합정책이나 미얀마 정부가 라카인 지역의 이슬람 소수민족(로힝야)은 불법이주민으로 간주해 수지 고문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고 있다.

네피도=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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