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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분사 이후 흑자를 내는 데 집중했다.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마구잡이로 뿌렸던 할인 쿠폰을 없애다시피 했다. ‘미끼 상품’도 대부분 없앴다. 위메프 티몬 등이 초저가 상품을 쏟아낼 때도 대응하지 않았다. 일회성 행사를 최소화하고 11번가에 대한 충성도 높은 ‘진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혜택을 몰아줬다. 결과는 올 1, 2분기 연속 흑자. 작년 상반기 310억원의 적자가 올 상반기 4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시장 장악력을 잃었다. 올 상반기 11번가 매출은 작년 상반기 대비 10% 줄었다. 기존 3368억원에서 302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거래액도 매출과 비슷한 폭으로 줄었다. 쿠팡에 국내 e커머스 2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을 잃고 이익을 얻은 셈이다.
11번가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실속을 챙기는 것이다. 쿠팡처럼 연간 1조원씩 적자를 내는 사업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영진은 판단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계속 시험 중이다.
11번가는 지난 3월 ‘실쇼검’이란 것을 도입했다. 방송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갑자기 부상한 제품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7월에는 ‘11번가 콘텐츠 검색’도 내놨다. 쇼핑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참조하는 것을 모았다.
이 사장은 법인 출범 1년을 맞아 4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난 1년간 11번가를 커머스 포털로 만들기 위해 재미와 정보, 참여 등에 주력했다”며 “11번가는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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