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의 과정으로 진행된 감정시험에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균주에 포자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메디톡스는 이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번 감정시험은 대웅제약의 생산시설에서 사용 중인 균주를 임의로 선정해 자체적으로 지정한 전문가(감정인)들을 통해 이뤄졌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이 회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 제조에 사용되는 '홀 A 하이퍼' 균주가 어떠한 환경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때문에 이번 결과는 나보타와 메디톡신의 균주가 다르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게 대웅제약의 주장이다.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균주와 보툴리눔톡신 제제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연초 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ITC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된 제품이 미국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는 기관이다. 수입제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올 5월 미국에 나보타(미국명 주보)를 출시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는 메디톡스 지정 전문가가 대웅제약 균주를, 대웅제약 지정 전문가가 메디톡스 균주를 감정하라고 명령했다"며 "대웅제약 지정 전문가가 대웅제약 균주를 감정하는 것은 명령에 없는 내용이고, 제출 서류도 아니다"며 이번 감정은 ITC 소송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결과는 대웅제약이 지정한 전문가들에 의한 결과"라며 "우리가 지정한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도 일치해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우리가 지정했지만 ITC에서 감정인의 자격을 승인받았다"며 "ITC 소송에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에도 국내 민사소송의 감정시험에서 나보타 균주의 포자생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이 역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사의 지정 전문가들은 감정 결과를 오는 20일(현지시간)까지 ITC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의하기 전까지 상대방 균주에 대한 감정 결과는 공개할 수 없다. ITC의 최종 결론은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