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정 '극우→좌파' 돌변

입력 2019-09-05 15:24   수정 2019-09-06 02:07

연립정부 붕괴로 큰 혼란에 빠졌던 이탈리아가 한 달 만에 새 내각을 꾸렸다. 내각이 극우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서 좌파 포퓰리즘으로 180도 바뀌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다수 정당 오성운동은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과 연정을 맺고 이번 주 내각을 공식 출범한다. 극우 포퓰리즘을 표방하던 이탈리아 내각이 좌파 포퓰리즘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오성운동은 기존 부패한 정치권을 심판하고 새 정치를 추구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2009년 만들어진 포퓰리즘 정당이다. 작년 3월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에 올랐지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같은 해 6월 극우 정당인 ‘동맹’과 연정을 구성했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연정 파트너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동맹 대표)이 연정 붕괴를 선언하면서 이탈리아 정국은 혼란에 빠졌다. 살비니 부총리는 강력한 반(反) 이민 정책으로 유럽에서 극우 정당의 지지율이 치솟자 연정을 파기했다. 조기 총선을 치러 단독으로 정권을 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성운동이 새 연정 파트너를 구하면서 그의 계획은 무산됐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오성운동)는 이날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면담한 뒤 새 내각을 이끌 장관 명단도 공개했다. 21개 부처 가운데 오성운동이 열 곳, 민주당이 아홉 곳의 장관직을 맡는다. 올해 33세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이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외교장관에 오른다. 재무장관으로는 민주당 소속 경제학자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유럽의회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살비니 부총리의 후임인 내무장관은 정통 치안 관료 출신인 루치아나 라모르게세가 지명됐다. 새 연정 출범의 마지막 관문인 상·하원 신임 표결은 6일 이뤄진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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