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공무원 인건비, 투명하게 실태 공개해야

입력 2019-09-05 17:50   수정 2019-09-06 00:10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지난해 총인건비가 150조원에 육박한다는 한국은행의 ‘2018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은 ‘공공부문 비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실감케 한다. 지난해 공공부문 총인건비는 148조6510억원으로 전년보다 6.2% 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해마다 8조원 안팎씩 증가한 것이다. 총인건비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에게 지급한 월급, 상여금, 복리후생비, 퇴직금 등이 다 포함된다.

공공부문 인건비가 급증하는 것은 정부가 해마다 공무원 봉급을 올리는 동시에 대폭 증원하고, 공기업 비정규직을 서둘러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기인한다. ‘공무원 증원→인건비 증가→재정 압박→나랏빚 증가’의 악순환이다. 지난해 공무원 107만4852명의 인건비로만 125조2846억원이 지급돼 전년 대비 6.9% 늘었다. 증가속도가 비금융공기업(2.2%), 금융공기업(5.7%)보다 더 빠르다. 정부가 2022년까지 증원하겠다는 공무원 17만4000명 중 아직 9만여 명을 덜 뽑은 상태여서 인건비는 더 가파르게 늘 수밖에 없다.

인건비 증가속도도 문제지만 그 내역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한은이 정부와 공기업의 결산자료를 토대로 인건비 총액만 추계할 뿐,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 세부항목이 얼마나 어떻게 지급됐는지는 알 길이 없다. 정부가 세부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국무회의에선 내년 공무원 인건비 총액을 올해보다 5.3% 늘어난 39조원으로 편성했지만, 이는 국가공무원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지방공무원, 공립학교 교원 등 약 72만 명의 인건비는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다.

깜깜이나 다름없는 공무원 인건비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가 상세내역 공개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정부가 공개하는 것은 공무원 인건비 예산과 공무원 기본연봉(봉급표), 기준소득월액(평균지급액) 정도다. 봉급표에선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만 발표해 여전히 ‘공무원=박봉’이라는 인상을 풍긴다. 그러나 올해 기준소득월액이 530만원으로 4인 가구 중위소득(461만4000원)의 115%에 이른다. 공무원이 많이 사는 세종시의 1인당 개인소득이 2140만원으로 서울(2224만원), 울산(2196만원)에 이어 3위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가가 고용한 공무원의 인건비에 대해 국민은 상세내역을 알 권리가 있다. 공무원에게 평생 지급될 인건비 연금 등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인데 정부가 쉬쉬할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없다. 대선 공약인 공공부문 채용 확대가 ‘일자리 마중물’은커녕, 거꾸로 민간의 경제활력을 좀먹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정부가 ‘공정경제’를 내세워 기업에 대해 근로자의 임금분포 공개를 압박하면서 공무원 인건비 세부내역을 감추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정부부터 스스로 소상히 국민에게 보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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