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5일 23: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 계열인 SK E&S가 차이나가스홀딩스(CGH) 주식 1억5850만 주(지분율 약 3%)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한다. 이번 블록딜이 성사되면 SK E&S는 최대 76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K E&S가 이 현금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5일 IB업계에 따르면 SK E&S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차이나가스홀딩스 주식을 블록딜하기로 하고, 이날 홍콩증시 마감 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청약)을 실시했다. 골드만삭스가 단독 주관사를 맡았다. 주당 예상 거래가격은 이날 차이나가스홀딩스의 종가(32.35홍콩달러·약 5000원)에 3.1~8.2%의 할인율을 적용한 29.7~31.35홍콩달러(약 4500~4800원)다. 전체 매각금액은 47억~50억홍콩달러(약 7200억~7600억원)다. 블록딜을 마치면 SK E&S의 지분율은 15%(올 상반기 말 기준)에서 12%로 낮아진다. 6일 홍콩증시 개장 전까지 거래를 마무리하며, SK E&S의 남은 지분은 향후 3개월 동안 보호예수하게 된다.
차이나가스홀딩스는 중국 3대 민영 도시가스업체로, 중국 26개 도시의 102만 가구에 천연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천연가스 사용 권장 정책 수혜 기업으로, 최근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 회사는 최근 연간(2017년 4월~2018년 3월) 기준으로 매출 7조5539억원에 순이익 9535억원을 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42% 늘어났다. 그 결과 차이나가스홀딩스의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렸고, 이는 지분법 이익에 반영돼 SK E&S의 실적 증가에 기여하기도 했다. SK E&S는 차이나가스홀딩스의 주요 주주(블록딜 전 지분율 기준으로 3대주주)로, 이사를 선임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경영에도 관여해왔다.
IB업계에서는 최근 차이나가스홀딩스 주가 상승으로, SK E&S가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차이나가스홀딩스의 종가는 최근 1년 최고가(33.3홍콩달러) 수준이다. 역시 SK그룹 계열사로 SK E&S와 함께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SK가스는 지난 1월 차이나가스홀딩스 주식 전량(4923만 주)을 블록딜해 1763억여원을 현금화했다.
SK E&S가 이번 블록딜을 통해 확보할 거액의 현금을 어디에 투입할지도 IB업계의 관심사다. 투자 또는 재무구조 개선에 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블록딜 후에도 남은 지분의 가치가 조(兆) 단위인 만큼 추가 블록딜을 통해 현금을 더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동훈/황정환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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