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순 디지털라이브부 기자) 태풍 '링링'이 주말 한반도 상륙을 예고했다. 미국 폴로리다주는 강력한 허리케인 도리안에 직면했다. 점점 커지는 기후 이슈를 다루는 국내외 주요 언론사들 간 접근형식과 내용은 여전히 큰 차이가 난다. 미국 주요 언론사들은 동시다발적이고 폭발적인 기상이슈를 입체적으로 다룬다.
도리안의 눈 앞에 있는 작은 지역지 마이애미헤럴드(miamiherald)에선 기상뉴스를 그간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반면 국내 언론사의 기상 관련 뉴스서비스는 불성실하다. 매해 어김없이 장마나 호우피해가 속출하지만 일과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어지간한 뉴스조직 내부에 기후 전담 기자를 두는 곳이 없다. 날씨는 사람들의 심리를 좌우하고 야외활동을 결정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재해, 재난 등 사회적 문제로 확장되며 자연, 생태계, 지구 공동체 같은 묵직한 범위로도 이어진다. 근본적이고 지속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는 등 한반도 환경은 나날이 극적인 양상이지만 언론사의 콘텐츠 대비는 소극적이다. 디지털 정보의 경우는 더 부실하다. 종이신문, 방송 뉴스를 재탕하는 정도다. 기상청 예보를 받아쓰는데 머문다. 주변국인 일본은 지진 대비 재난방송 시스템이 잘 대비돼 있다.
미국은 유력매체들이 앞다퉈 기상 뉴스의 전문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존(John Schwartz) 기자는 뉴욕타임스에 입사한 이래 20여년 간 과학분야를 맡아왔다. 그는 현재 기후팀에 소속돼 기후변화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와 허리케인 도리안과의 관련성을 짚는 기사를 썼다.
풍부한 정보들을 압축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뉴욕타임스는 트위터에서 날씨뉴스만 전하는 별도의 계정(@NYTClimate)를 운영 중이다. CNN은 기후변화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유럽의 기후위기 대응상황, 온실가스 배출 이슈 등을 꾸준히 다뤘다.
물론 기후는 과학적 인과성을 제기하고 설명하는데 상당한 수고를 들여야 한다. 또 어떤 때는 선정성을 띠며 정치적이다. 과장되게 보도하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집중이다. 한국의 뉴스조직은 이 문제를 거의 부수적인 꼭지로 할애한다. 또 기상재해가 발생 후 피해양상을 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첫째, 정보량을 늘려야 하다. 편집자들은 까다로운 주제인 기후 인식을 늘려야 한다. 둘째, 당장의 기상변화를 중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항상 독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일관정기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과학-기상 분야의 전문화가 필요하고 기자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기후는 유권자 현안이다. 산업변동과도 맞물린 (지역)경제문제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원인•대안을 정책으로 계속 제시해야 한다. 넷째, 독자 관심을 이끌어야 한다. 시민사회의 참여 프로젝트다. 언론에서 기후 어젠다는 더 이상 정부의 기상재해 대응만 짚는 일시적 고발 아이템으로 그쳐선 안 된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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