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日 신도시 재건축 불가…'빈집 공포' 남의 일 아냐"

입력 2019-09-07 07:00  



▶민경진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쿠리모토 타다시 오사카 세이요통상 대표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도시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해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원래 뉴타운(주:일본에선 신도시를 뉴타운으로 표현)이란 게 일본의 1960~1970년대 경제가 성장하던 시절에 도심에 사람이 모이다 보니 집이 모자라잖아요. 그래서 정부가 개발한 지역이에요. 그런데 그게 이미 몇 십년이 지났죠. 재개발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됐는데 문제는 나이 드신 분들이 대부분 살고 계셔요. 만약 젊은 사람들이었다면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집에 살고 싶어 하겠죠. 하지만 고령자가 많다 보니 재개발을 한다면 그동안 다른 집에서 거주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요. “이 집에서 죽고 싶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 재개발 계획이 있더라도 반대합니다. 그런 점도 있는데 일본의 법대로 재개발을 하려면….

▶민경진 기자
까다롭죠?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네. 전체 가구의 5분의 4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일부가 반대해서, 20% 이상만 반대한다면 재개발이 불가능한 거죠. 이런 문제로 고생하는 신도시는 고령자가 많다 보니 유통업도 장사가 잘 안 되고 문을 닫은 곳이 많아요. ‘쇼핑 난민’이란 말도 있어요 일본에는. 아무래도 기반시설이 불편하다 보니 도시에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신도시의 문제점이 뭐냐면 개발할 때 한꺼번에 하잖아요. 그 집에 거주하는 분들의 나이가 비슷합니다.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날 때 집을 사는 건데 이들이 한꺼번에 노인이 됩니다. 세대 차이가 없어요. 같은 나이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까요.


처음엔 아이들이 많으니 학교도 모자라 학교를 새로 세우고, 그들이 졸업하고 나가면 노부부만 남아요. 그래서 기반시설은 더욱 부족해지고 젊은 사람들도 이런 도시로 가지 않습니다. 인기 없는 도시로 전락하는 거죠. 연령층이 다양하고 모여 있으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아서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만 살고 있는 도시인 거죠. 결국 도시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신도시는 나중에 집을 팔고 싶어 하더라도 수요가 없으니 팔 수도 없습니다.

▶조성근 부장
한국의 1기 신도시가 1980년대 후반에 조성을 시작해서 30년이 지났거든요. 만약 정비사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본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까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예.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한국도.


▶조성근 부장
1기 신도시가 있는데 옆에다 새로운 신도시를 만든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까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예. 주변에 교통망이 같이 깔리고 생활도 편리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아무 것도 없는 곳에 억지로 만든 신도시라면 문제가 많을 겁니다. 앞으로 어려워질 거예요. 일단 전철역에서 가까운 데 사는 게 더 좋잖아요. 일본은 버스가 편리한 곳은 인기 없어요. 지하철이 편리한 곳이 인기가 있죠. 한국도 비슷할 겁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것 같아요.

▶민경진 기자
신도시에서도 역 주변만 활성화되고 나머지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버스로 5분 정도면 괜찮겠지만 20~40분 타고 다닌다거나 그런 정도라면 문제죠.

▶조성근 부장
기본적으로 교통 여건이 좋아야겠죠.

▶민경진 기자
세계로 뻗어나가는 집코노미. 오늘은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님과 신도시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민경진 기자 촬영 이지현 인턴PD 편집 조민경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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