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은금요강좌’ 800회 기념특강에서 “(한국 경제가) 수출 중심의 성장을 이어오다 글로벌 역풍을 맞은 데다 여러 내생적 문제가 한계에 달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에서 가장 강성한 ‘매파’(금리 인상론자)로 분류되는 이 위원이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기적 대응’을 언급한 만큼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지난 7월 열린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동결 의견을 유지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선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개인·기업 간 양극화가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이 이 같은 세계화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보호무역주의에 나서면서 교역량이 크게 위축됐고 수출에 적잖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외환경의 빠른 변화와 민첩한 대응을 저해하는 규제 등이 겹치면서 국내 소비와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 대응은 물론 구조 개혁도 주문했다. 그는 “근로자들을 재교육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고령화에 따른 하방 리스크를 막기 위해 기술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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