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家 3세' 이태성, 특수강에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19-09-06 17:18   수정 2019-09-07 01:16

국내 3위 철강기업인 세아그룹이 특수강 가공사업을 통합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중국 업체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현지 정밀관 시장에도 진출한다. 세아그룹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41)이 특수강 분야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아특수강은 그룹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가 보유한 세아메탈 지분 100%(12만800주)를 전량 인수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387억4100만원이다. 이로써 지배구조가 ‘세아홀딩스→세아특수강→세아메탈’로 바뀌었다. 세아특수강(철강선재 생산)과 세아메탈(스테인리스 와이어)은 모두 특수강 중간 가공사업을 하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특수강 소재 가공사업이 주력”이라며 “특수강 소재의 절단과 열처리 등 기본 공정이 비슷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아특수강은 세아메탈을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연구개발(R&D) 협력과 원재료 공동 구매 등을 통한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와 기계 등 특수강 수요 산업 침체 여파로 세아특수강과 세아메탈 실적이 정체 상태에 빠진 점도 세아그룹이 특수강 가공사업 통합을 결정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자회사인 (주)씨티씨(CTC)는 이날 이 부사장의 개인 투자회사로 파이프(반도체 공정의 배관)와 튜브 등 정밀관을 생산하는 HPP의 제조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00억원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강관(파이프)과 특수강(바·와이어)을 제조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강관을 정밀관으로 제조할 수 있는 후가공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중국 진출을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세아창원특수강은 내수 시장 침체와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신투어쓰에그룹과 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신투어쓰에그룹은 합작사 설립 조건으로 세아 측에 정밀관 제조 기술력 확보를 요구했다. 세아창원특수강(지분 51%)과 신투어쓰에그룹(지분 49%)의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중국 원자재를 싼값에 조달하고 현지에 스테인리스 사업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그룹은 이 부사장이 지분 93.2%를 보유한 HPP의 제조사업 부문을 세아창원특수강이 인수한 것은 ‘오너가(家) 일감몰아주기’ 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HPP가 2015년 인수한 이 사업 부문의 최근 3년간(2016~2018년) 세아그룹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매출 기준)이 0.06~0.44%(1700만~6800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정밀관은 반도체 공정과 의료용품 분야에도 폭넓게 쓰인다”며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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