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화웨이'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전 세계 언론과 수만명의 전시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과 퀄컴, 애플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기술적 우위를 수차례 강조했다. 14억 인구 대륙 중국 시장에서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는 화웨이의 거침 없는 행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세계 3대 IT·가전 전시회로 꼽히는 'IFA 2019'가 독일 베를린의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개막했다. 개막실 기조 연설은 화웨이의 리처드 위(余承東·위청둥) 모바일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맡았다.
화웨이는 2017년부터 올해로 3년 연속 IFA 기조연설 무대에 섰다. 개막식 기조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IFA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 파나소닉 등 1939개 기업·단체가 전 세계 52개국에서 모여들었다. 유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을 제치고 중국의 화웨이가 개막식 주인공 자리를 꿰찬 것이다. 지난 3년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화웨이의 저력과 국제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시회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 건물 곳곳에는 위 CEO의 개막식 기조연설 안내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붙었다. IFA 행사와 참여 기업들을 소개하는 잡지 'IFA 인터내셔널' 1면에도 위 CEO의 사진이 실렸다.
개막 기조연설에 나선 위 CEO는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태도로 '화웨이가 세계 최고 기업'임을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5G 스마트폰용 통합칩셋 '기린990'을 소개하며, 경쟁사인 삼성, 애플, 퀄컴보다 기술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위 CEO는 "손톱보다 작은 이 칩셋은 5G,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 최상의 성능을 제공한다"며 "퀄컴과 삼성전자는 아직 이런 제품을 개발하지 못했다. 화웨이가 처음이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기린 990 5G를 이달 19일 뮌헨에서 발표하는 메이트30 시리즈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어 그는 "퀄컴과 삼성은 4G SoC(System on Chip)와 5G 모뎀을 함께 쓴다. 삼성이 최근 5G 통합칩을 발표했지만 언제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화웨이의 칩셋은 지금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4일 통신용 칩과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통합한 '엑시노스(Exynos) 980'을 공개했다. 제품 샘플은 이달부터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고, 올해 안에 양산할 예정이다.
위 CEO는 "2년 전 AI 연산장치가 내장된 모바일 칩셋 기린 970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이후 화웨이는 모바일 AI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며 "기린 970이 모바일 AI 1.0이었다면 기린 990은 모바일 AI 2.0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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