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여의도 25분 주파”
국토교통부와 안산시는 이날 안산시청에서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착공식을 열었다. 이날 착공식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화섭 안산시장, 임병택 시흥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서울시와 경기도 관계자, 사업시행사인 넥스트레인(포스코건설 컨소시엄) 관계자 등 신안산선이 통과하는 자치단체 인사와 지역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는 신안산선은 안산(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4.7㎞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다. 사업비 3조3465억원을 투입해 15개 정거장을 짓는다. 지하 40m 이하 대심도 공간에서 최고 시속 110㎞로 달린다.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일반 기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개통 후 시흥시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이동 시간은 현재 53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된다. 안산시 원시동에서 여의도역까지는 36분 안에 닿는다. 원시~시흥시청 구간에서는 소사~원시선으로, 시흥시청~광명 구간에서는 월곶~판교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신안산선은 ‘황금노선’이라는 평가와 달리 사업 추진 속도가 더뎠다. 1998년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처음 반영된 뒤 제자리걸음을 했다. 2012년 설계를 끝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넥스트레인을 선정한 건 6년 뒤인 지난해 3월이었다. 국토부는 사업 추진 21년 만에 첫 삽을 뜬 신안산선의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토지 보상이 완료되는 구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산 차량기지는 지난달 말 착공했다. 개통 목표는 2024년 말이다.
“서울 금천, 수도권 서남부 수혜”
전문가들은 안산 시흥 광명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최대 수혜지로 꼽는다. 개통 뒤 서울 도심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인구 42만 명이 살고 있는 시흥시는 소사~원시선 개통 전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지하철이 하나도 없었다. 안산은 지하철 4호선이 있지만 서울까지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과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지역이 가장 큰 수혜지”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노선이 지나는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등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독산동 S공인 관계자는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지난해부터 들리면서 매수세가 붙었다”며 “신안산선 독산역과 가까운 롯데캐슬골드파크1차(전용면적 84㎡) 매매가는 연초 대비 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했다. 인근 K공인중개사 대표는 “계룡, 현대 등 독산역 주변 소규모 아파트 매물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선 교통 호재가 집값에 미리 반영된 데다 공급 물량도 넉넉해 당장 집값이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안산시 고잔동 L공인 관계자는 “이미 확정된 계획이고, 공급 과잉 상태여서 매수 문의 전화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에는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장상지구(면적 221만㎡) 조성계획도 새로 잡혔다. 국토부가 지난 5월 3기 신도시 계획 발표 때 중규모 택지로 내놓은 물량이다. 신안산선 노선도 변경해 장상지구 내에 장상역(가칭)이 들어선다.
착공 뒤에도 변수가 많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별내신도시에 들어설 8호선 연장 별내선(암사역~별내역)은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공사가 늦어졌다. 이 때문에 완공 예정 시기도 2022년에서 2023년 9월로 연기됐다. 한 교통전문가는 “지금까지 이뤄진 대규모 노선 신설 공사 중 당초 개통 목표 시점에 맞춰 개통된 곳은 한 곳도 없다”며 “투자 자금 회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양길성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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