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 노동자 대우" 美서 입법절차…'승차공유' 우버, 10년 만에 최대 위기

입력 2019-09-09 16:13   수정 2019-09-0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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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공유’ 비즈니스 모델을 전 세계에서 처음 만든 우버가 창업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아직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버 운전자를 노동자로 보고 최저임금 적용 등 노동 규제를 하는 법률안이 미국 내에서 입법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법안이 통과되면 규제로 인한 승차공유 업체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기업이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우버 운전자는 사업자 vs 노동자

우버와 리프트 등 미국의 승차공유 업체에서 일하는 운전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등 캘리포니아주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우버와 같은 모바일 플랫폼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권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안 ‘AB5’의 캘리포니아 주의회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열린 집회다. 지난 7월 10일 주의회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이달 상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우버, 리프트와 같은 업체들은 최저임금, 유급 병가 등 운전자에 대한 노동법상 의무를 진다. 현재는 이들 운전자가 개인 사업자로 분류돼 적용받지 않는 규제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법안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내 여론은 갈리고 있다. 실질적으로 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과 법안이 통과되면 공유경제 근본이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버는 창업 10여 년 만에 매출 113억달러(약 13조700억원), 시가총액 556억달러(약 67조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승차공유라는 혁신으로 소비자, 지역사회, 기업에 골고루 혜택을 줬기에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투리 시간을 쪼개 용돈 벌이를 하려는 운전자들도 톡톡히 혜택을 봤다.

하지만 우버는 아직까지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6~2018년 3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97억달러(약 116조원)에 달한다. 올해도 수십억달러 적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버에 생계비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면서 회사 측 비용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운전자 관리와 자동차 유지 비용 등 과거 없었던 비용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

○혁신 기업, 규제로 좌초되나

장거리 운행에 따른 자동차값 하락과 타이어 교체 등 자동차 유지 비용은 승차공유 서비스의 ‘화약고’로 불린다. 지금은 모두 운전자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이런 비용을 빼면 운전자 실수입이 크게 줄어들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생계형 운전자일수록 이런 부담이 크다. 일부 운전자는 주 60시간 이상 일하기도 한다. 이들 운전자를 일반 노동자처럼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배경이다.

결국 기업이 이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AB5 법안이 적용되면 우버와 리프트의 연간 추가 손실이 각각 5억달러, 2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우버가 이익을 내려면 운전자 월급을 깎거나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데 두 가지 방안 모두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B5 법안이 그대로 캘리포니아주 상원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탄력적인 근무제도로 가외 수입을 올리는 운전자들과 승차 공유의 편의를 즐기는 소비자들은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업체들이 비용 인상 부담을 이용자 승차 가격에 고스란히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법안에 반대하는 주요 논거가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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