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시장 명암…유튜브·넷플릭스 등 외국계만 '승승장구'

입력 2019-09-09 16:16   수정 2019-09-09 16:17


유튜브·넷플릭스 등 외국계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OTT)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최근 1년 새 유료 구독자를 세 배 가까이 늘렸을 만큼 선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 점유율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소비자 외면으로 문을 닫는 곳도 나왔다.

○3개 외국계 OTT, 15% 넘게 증가

리서치 전문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유튜브·틱톡 등 3대 외국계 OTT의 지난 7월 순 이용자 수는 약 299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2595만 명)보다 1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건 유튜브였다. 2632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작년 7월보다 6.7%(166만 명) 많다. 넷플릭스는 186만 명으로, 1년 전(42만 명)보다 이용자가 342% 급증했다. 중국의 틱톡도 선전 중이다. 181만 명을 확보해 전년 동기(87만 명)보다 두 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계 OTT 이용자가 급증한 것은 독특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국내 OTT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기업과의 협업도 점유율이 높아진 배경으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TV ‘U+tv’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국내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제휴에 나섰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단독으로 공개했고, 한국판 좀비 드라마 ‘킹덤’(사진)도 제작했다.

외국계 OTT 중 넷플릭스가 주목받고 있다. 성장세도 빠를 뿐 아니라 유료 이용자 증가세도 무서운 수준이다.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서비스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넷플릭스의 유료 이용자는 184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63만 명)보다 유료 고객 숫자를 세 배가량 늘렸다.

유료 결제 금액 규모는 241억원으로 추정했다. 1인당 월평균 지급 금액은 1만3130원이다. 주요 이용자 중에서는 2030세대가 강세를 보였다. 20대가 38%, 30대가 31%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30세대’가 전체의 69%를 점유한 셈이다.

○줄어드는 국산 OTT 이용자

반면 지난 7월 기준 옥수수와 네이버TV, U+모바일tv, MX플레이어, 푹, 올레tv모바일, 아프리카TV 등 국내 7개 OTT 이용자는 총 12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0.4% 감소했다.

다음달 ‘웨이브’로 통합되는 옥수수와 푹은 각각 336만 명과 140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네이버TV 등 다른 5개 OTT는 이용자가 줄었다. 네이버TV는 194만 명으로 40% 급감했고, U+모바일tv는 179만 명으로 24.1% 감소했다.

서비스를 접는 OTT도 나왔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달 말 ‘텔레비(TELEBEE)’ 서비스를 종료한다. 출시한 지 2년 만이다.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는 이달 30일, 지상파 실시간 방송은 올해 말 각각 종료된다.

OTT업계에서는 해외 OTT를 이길 수 있을 만한 자체 제작 콘텐츠 없이는 현재의 위기를 이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은 고비용으로 생산한 양질의 콘텐츠인데, 국내 OTT에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춘 곳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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