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흔들리는 비우량채 투자심리…폴라리스쉬핑 수요확보 실패

입력 2019-09-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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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9월10일(07: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BBB+’인 중견 해운사 폴라리스쉬핑이 회사채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지난 7월 대한항공과 ㈜한진 채권이 대거 미매각된 이후 비우량채권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연 3%대 초중반 금리로는 채권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초저금리 시대에 연 6.1%의 금리를 내세운 한양은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수요확보에 성공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이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420억원이 매수주문만 들어오는 데 그쳤다. 200억원을 모집한 1년물에 130억원, 4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했던 2년물에 60억원이 모였다. 230억원의 투자수요가 들어온 3년물만 모집액(200억원)을 채웠다.

이전보다 금리가 크게 낮아지자 적잖은 투자자들이 매수를 주저했다는 평가다. 9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폴라리스쉬핑 1년물 금리는 연 2.951%로 지난해 말(연 4.327%) 대비 1.37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2년물 금리도 연 5.658%에서 연 3.933%로 하락했다. 이 회사는 시가평가 금리보다 최대 0.4%포인트 높은 수준까지 희망금리 범위로 제시했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4%대 후반 금리를 제시한 3년물만 수요를 모았다.

지난 7월 대한항공과 ㈜한진이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한 이후 투자자들이 비우량채에 더욱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당시 대한항공은 2500억원 모집에 750억원, ㈜한진은 1000억원 모집에 610억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2년물은 2%대 후반, 3년물은 3%대 초중반 금리로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시 팔리지 않은 대한항공과 ㈜한진 회사채는 아직도 유통시장에서 모두 소화되지 못한 상태”라며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간판급 기업들의 신용등급마저 줄줄이 떨어지다보니 비우량채는 눈에 띌만한 고금리가 아니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한양은 고금리를 앞세워 여섯번째 도전 끝에 공모 회사채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가 9일 2년물 2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27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일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소매판매부서에서 매수의향을 보였다. 한양은 수요예측에 앞서 투자자들에 연 5.1~6.1%를 채권 희망금리 범위로 제시했다. 이 회사 신용등급은 폴라리스쉬핑과 같은 ‘BBB+’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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